구 부총리,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첫날 하나은행 찾아
외국인 투자자 외환시장 접근성 높여…NDF 시장, 국내 흡수
“환율 안정 기대…24시간 역외원화결제시스템 구축해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첫날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을 방문해 외환 거래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외환거래가 가능해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도가 커지고, 원화 가치도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했다. 최근 1500원대 중반으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구축 등의 추가 조치도 필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첫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을 찾아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원화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단순 거래시간 확장 조치를 넘어 외환 거래에 있어 선진시장 수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추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과, 세계 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한국 외환·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초 우리 외환시장은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 문을 여는 시스템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6년부터 폐장 시간이 오후 3시 30분까지 연장됐다. 이어 2024년 7월부터 오전 9시에서 자정까지로 거래 시간이 더 늘어났고, 이날부터 24시간 거래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주말과 1월 1일만 제외하고, 한국 공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하나은행과 해외지점 외환딜러, 수출기업 등 참석자들은 “우리 은행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외환시장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24시간 개장으로 우리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확대될 것"이라며 “관련 시장 영향 및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한 오전 6시 1527.6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 경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1.8원 오른 1537.4원을 기록했다. 현재 1530원대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정부는 24시간 개장 체제로 국내 수출입기업의 실시간 환리스크 대응이 가능해지고, 국내 금융기관·중개사의 영업 확대 등 시장 참여자에게 새로운 편익과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원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여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환 거래 중 NDF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원화 선물환 거래에서 N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80%에 달해 전 세계 평균(21%)보다 크게 높다.
NDF 시장은 실제 달러를 주고받지 않고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 거래소를 의미하는데, 원·달러 환율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과거처럼 외환시장이 야간에 문을 닫았을 때는 런던, 뉴욕 등 해외 시장 변수가 다음 날 개장과 함께 환율 변동성으로 반영되는 구조였다. 예컨대, 중동전쟁 발발 등의 영향으로 다음 날 한국의 외환시장은 높아진 NDF 환율에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24시간 거래 체제로 바뀌면서 시간 제약으로 역외 NDF 시장에 머물던 거래 수요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달러 공급 확대로 이어져 원화 가격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간 개장으로 이뤄지는 정보가 역내 시장에서 연속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 개장 환율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거래시간이 야간으로 연장돼 수시로 가격이 반영되면서 개장 직후 환율이 급격히 뛰는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야간에 발생한 대외 충격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될 경우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거래시간 연장과 함께 24시간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국외 투자자들은 그동안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원화 환전의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국제화를 하려면 24시간 개장과 동시에 역외에서도 원화가 실시간 안전하고 불편함 없이 거래될 수 있는 인프라가 완비돼야 한다"며 “NDF 시장 야간 변동성에 대비, 충분한 유동성 확충과 모니터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시범 운영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24시간 공백없는 모니터링과 원활한 24시간 거래를 지원하는 한편, 결제도 24시간 가능하게 하는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등 다른 외환시장 개혁 조치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