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300선 넘었던 코스피
7000선 초반까지 ‘급락’
“반도체 계속 오를까” 커지는 의문
투자심리 급격히 위축
중동 리스크 재부각에 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아래로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09.52포인트(5.35%) 하락한 7246.79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고점 논란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복귀 기대와 SK하이닉스 ADR 발행 효과가 반영되며 한 달여 만에 1500원선을 하회했다. 금융시장 내부에서 위험 요인과 안정 신호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7원 떨어진 149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00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5월 말 이후 처음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5월 14일(1491.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1.7원 하락한 1516.5원으로 출발한 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때 1498.1원까지 밀리며 1500원선을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수 전환이 원화 강세를 이끈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13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30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오는 10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ADR 발행 과정에서 유입될 달러 자금이 원화 환전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선물환 매도 물량이 선제적으로 출회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환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 발행에 따른 자금 이동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환전 규모와 시점에 따라 시장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증시는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9.52포인트(5.35%) 하락한 7246.79로 마감했다. 지난달 기록한 장중 최고점인 9385.59와 비교하면 약 23% 낮아진 수준이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지수 추이.
코스피는 장 초반 반등을 시도하며 한때 7791.66까지 올랐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매도세가 확대되며 장중 7186.21까지 밀리는 등 하루 변동폭이 600포인트를 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시가총액 규모도 크게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약 5931조원으로 감소하며 60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5월 20일 이후 약 7주 만이다.
증시 급락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높아진 점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과 이란 간 대응 수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확대됐다.
국제유가도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 상승한 데 이어 추가 오름세를 보이며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배럴당 74달러대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체결했던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업황 전망과 중동 정세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