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4800명 감원…감축 대상 3분의 2가 게임부문
“AI가 대체 아냐…업무수행 방식 바꾸는 건 분명”
넥슨·엔씨·크래프톤 등 AX 가속화…게임에 도입도
개발 현장엔 부담감 가중…“이래서 사람 더 뽑겠나”
▲게임업계 덮친 AI의 역습. 사진=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부문을 위주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게임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게임업계 고용구조를 뒤흔드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AI에 수조원 쏟아붓는 MS…게임 부문은 대규모 구조조정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가 전 세계 직원의 약 2.1%에 해당하는 4800명을 감원한다. 이중 3분의 2가량은 엑스박스 등 게임 부문 소속이며, 엑스박스는 산하 게임 스튜디오 4곳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표면적 이유는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엑스박스 사업이 유사 플랫폼 대비 3~10배 낮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내부 진단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지난 2023년 687억달러(약 92조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 부문을 확장했으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이나 닌텐도와의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투자 비용 증가와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 등이 이번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MS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25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6000명의 산업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콘텐츠 개발 조직은 쳐내면서 AI 부문에 있어서는 거침없는 투자를 단행한 상징적 사건이다.
에이미 콜먼 MS 최고인사책임자(CPO)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늘 사라진 직책이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AI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구조조정이 곧바로 AI 대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노동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이 기존 노동력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 아직은 '대체' 아닌 '보완'이라지만…현장엔 불안감 '엄습'
국내 게임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AI를 통한 게임 개발 생산성 향상에 주목하는 한편, 조직 안에 AI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생성형 AI의 도입은 비용 절감의 핵심 카드일 수밖에 없다. 또 커머스나 금융 등 타 산업 대비 거버넌스 차원의 규제가 많지 않다는 점은 AI 도입에 유리한 부분이다.
넥슨은 지난달 회사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직인 AI 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넥슨이 그동안 정리해 온 게임 데이터 풀에서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엔씨는 AI 기술을 통한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씨AI의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내 수많은 오브젝트들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자동 생성되고, 음성 입력만으로도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과 표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을 선언한 크래프톤은 AI 캐릭터와 팀을 이뤄 생존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했다. AI 캐릭터는 게이머와 음성으로 전략을 논의하고, 파밍·교전·생존 중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판단해 유연하게 대응한다. 사실상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생성형 AI로 대체한 것이다.
업계는 AI 도입에 따른 당장의 인력 대체는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일단은 '대체'보다는 '보완'의 역할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게임 개발 현장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무게감을 크게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게임 개발자 A씨는 “'업무 효율화'나 '창의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이 돼 있지만, 회사 차원의 AI 도입은 개발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당장 인력 감축에 나서지 않더라도 질적 수준 제고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개발자 B씨는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에 다니기 어렵고, 신규 인력도 더 보수적으로 채용하지 않겠나"라며 “1인 개발자들에겐 AI가 기회일 수 있지만, 대규모 개발팀의 규모는 기존보다 슬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