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HUG 금융지원 강화로 초기 자금 부담 완화…“공급 마중물 기대”
전문가 “PF 경색 속 사업성 개선”…“‘패스트푸드형 주택’ 역할 기대”
▲국토교통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제도 개선에 나선 가운데 도심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축매입임대 사업 지원을 전면 강화한다. 토지비 지원을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공사비 지급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선(先) 착공·후(後) 공사비 검증'을 도입해 민간 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비아파트 공급 보완방안(5·22 대책)'의 후속 조치를 이날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초기 사업비 지원 확대 △매입 기준 완화 △조기 착공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축매입약정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토지확보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확대한다. 기존보다 토지비 선지급 비중을 높여 사업자가 초기에 조달해야 하는 자기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도심주택특약보증을 개편해 착공 전 필요한 초기사업비 지원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에는 총사업비를 기준으로 공사비 중심의 보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토지 잔금과 설계·인허가 등 사업 초기 단계의 자금 조달도 지원한다.
LH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아직 집계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신축매입임대 실적은 총 4만8771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총사업비 지원보다 착공 이전 필요한 초기 사업비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며 “사업자가 토지비의 약 10% 수준만 확보해도 초기 사업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 역시 LH가 공정률에 따라 지급하게 되면서 사업자가 별도로 대출을 크게 받지 않고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매입 기준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건물 한 동 전체를 매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부 세대만 매입하는 '부분매입'이 허용된다.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도 서울 19가구, 경기 50가구에서 서울·경기 모두 10가구 이상으로 낮아진다.
공사비 연동형 사업에는 '선 착공·후 공사비 검증' 방식도 적용된다. 공사비 검증을 마친 뒤 착공하던 기존 절차를 개선해 인허가가 끝나면 우선 착공할 수 있도록 했다. LH는 이를 통해 착공 시기를 최대 5개월가량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 개선이 침체된 비아파트 공급시장에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기 사업비 지원 확대는 자금 조달 부담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민간 사업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부분매입 허용으로 다양한 입지의 비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조기 착공을 통해 공급 속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아파트 공급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공급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PF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금융지원이 사업 초기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은 비아파트 공급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초기 사업비 부담을 줄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토지비 융자 비율 확대와 HUG 초기사업비 지원 강화로 중소·중견 시행사의 사업 참여 문턱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사업성은 금융지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공사비 상승과 높은 토지 매입가격, 임대수익률, 분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책 효과는 입지와 시장성이 확보된 수도권 핵심 지역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아파트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처럼 아파트보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공급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형 주택'"이라며 “도심에 위치하고 안전과 편의시설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수요에 맞는 주거 유형이라는 점에서 공급 확대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위원은 “정부가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시장까지 공급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아파트에 대한 선호와 자산가치 기대가 여전히 아파트보다 낮아 금융지원만으로 시장 수요를 크게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