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1조3392억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KB 비은행 기여도 44% ‘최고’
신한·하나·우리도 경쟁 가속
은행 성장 한계 속
포트폴리오 차이가 실적 갈라
▲4대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1조33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3254억원)보다 9.8% 증가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상반기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가 일제히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카드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했고 보험 부문은 그룹 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비은행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1조33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3254억원)보다 9.8% 증가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B금융은 3조8846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지위를 이어갔고 신한금융이 3조4427억원, 하나금융이 2조4029억원, 우리금융이 1조60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룹별 순이익은 모두 증가했지만 실적 격차를 만든 것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이었다.
실제 그룹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기여도는 KB금융이 44%로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은 35%, 우리금융은 22%, 하나금융은 19%를 기록했다. 특히 KB금융은 상반기 비은행 부문이 그룹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며 가장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구축했느냐가 실적 경쟁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 증권 호황 최대 수혜…KB·신한 격차 유지
올해 상반기 비은행 실적을 이끈 업권은 단연 증권이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주요 금융지주 증권사들이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의 실적 증가율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하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략적인 자본 확충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증권 순수수료이익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고 증권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1%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순이익 5777억원으로 123.1% 증가하며 KB증권을 바짝 추격했다. 하나증권은 2731억원으로 증가율(155.7%)은 가장 높았지만 절대적인 이익 규모에서는 KB·신한과 격차를 보였다. 우리투자증권은 247억원으로 44% 증가했지만 아직 그룹 실적을 좌우할 정도의 체급에는 이르지 못했다.
◇ 카드는 성장보다 안정…그룹 실적 버팀목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증권이 비은행 실적을 견인했다면 카드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그룹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연체율 상승 등 업황 부담이 이어졌지만 비용 효율화와 대손비용 관리에 힘입어 대부분 카드사가 견조한 실적을 냈다.
상반기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2534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고 KB국민카드(2189억원), 하나카드(1259억원), 우리카드(945억원)가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는 우리카드가 24.2%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20.7%), 하나카드(14.2%), 신한카드(2.8%) 순이었다.
증권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진 않았지만 카드 부문은 꾸준한 이익 창출을 통해 금융지주의 수익 기반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 보험 경쟁력은 KB 우위…우리금융 '추격', 신한은 보강
보험 부문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금융지주 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업권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손해보험 계열사의 수익성이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보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4788억원, KB라이프는 15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보험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실적은 다소 줄었다.
신한라이프는 순이익이 2906억원으로 15.6% 감소했고,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를 이어갔다. 손해보험 계열사의 경쟁력이 그룹 실적 차이로 이어지는 구조는 올해도 반복됐다.
실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격차는 4419억원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손해보험 경쟁력이 그룹 전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은 보험을 비은행 경쟁력의 '마지막 퍼즐'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며 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보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내년부터는 비은행 기여도가 지금보다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역시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는 등 손해보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비은행 경쟁력은 앞으로 금융지주의 기업가치 경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은행의 자산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은행 이익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RWA)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에도 유리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도 커진다.
실제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모두 CET1 비율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제시하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