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전기차 캐즘 이후 첫 동반 흑자
▲국내 배터리 3사 2분기 실적 비교. 그래팩=박서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같은 분기에 영업이익을 낸 것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본격화된 이후인 2024년 3분기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북미 생산 증가,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판매 확대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지난 30일 각 사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올리며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SK온 역시 매출 2조9460억원,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분사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영업이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 확대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ESS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대 후반으로 확대됐다. 미국 생산에 따른 AMPC 2410억원도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ESS 생산은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ESS 수요 증가를 실적 배경으로 제시했다.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배터리백업유닛(BBU) 판매가 늘었고,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1077억원이 반영됐다. AMPC를 제외하더라도 흑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SDI는 오는 10월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용희 삼성 SDI ESS비즈니스팀장 부사장은 “각형 LFP 수주 규모는 2029년 생산능력 수준까지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SK온은 북미 생산보조금 증가와 아시아 지역 판매 확대, 고객사 보상금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SK온 측은 “장기·대규모 계약 약속을 지키지 못한 고객사가 지급한 거액의 보상금과 AMPC 수령액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헝가리 코마롬 공장 가동률이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SK온은 지난 5월 포드와의 합작법인을 종료하고 미국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연간 5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ESS가 전기차 시장 둔화를 일부 상쇄하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 저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 업체들도 ESS 중심으로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배터리 3사는 하반기에도 ESS 사업을 중심으로 북미 생산 확대와 현지 생산체제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합작공장의 ESS 생산을 확대하고, 삼성SDI는 미국 현지에서 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한다. SK온도 북미 생산기지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