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LIG, PBL 계약 체결…1000억대 지원 사업 ‘눈길’
한화·현대로템 ‘현지화’ 속도…MRO 전략 차별화 나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 전시된 현대로템 K-2PL 전차 실물·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A1 자주곡사포 모형(상단)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F-21 보라매 전투기·LIG넥스원 천궁 실물. 사진=박규빈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완제품 판매를 넘어 정비를 비롯한 각종 후속 지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국들이 무기 도입 이후 정비와 부품 공급, 성능 개량까지 포함한 장기 운용체계를 요구하면서 후속 지원 역량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은 후속 군수 지원 계약을 잇따라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2월 필리핀 국방부와 1014억원 규모의 FA-50PH 성과기반군수지원(PBL, Performance Based Logistics)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2024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의 2.8% 규모다. 앞서 1년간의 시범 사업 뒤 본계약에 성공한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KAI는 태국 등 다른 FA-50 운용국으로도 PBL 사업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후속 지원 사업은 정비를 넘어 성능 개량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KAI는 지난 3월 TA-50·FA-50·KA-1 항공기의 공지 통신 무전기를 교체하는 1632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해 운용 중인 기체의 통신 체계를 최신 규격으로 교체했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4.5%에 달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 방위사업청과 832억원 규모의 대포병 탐지 레이더-II PBL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2.54%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다. 장비 검사·정비·수리 부속 공급 등을 통한 운용 상태 유지가 주 목적이다.
MRO는 유지(Maintenance)·보수(Repair)·창정비(Overhaul)를 아우르는 군수 지원 사업을 뜻한다. 무기체계의 정기 점검·수리·부품 공급·성능 개량 등을 포함한다. 최근에는 정비와 함께 장비 운용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PBL과 통합제품지원(IPS, Integrated Product Support) 등 다양한 후속 지원 방식도 확장되는 추세다.
실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우주·방산 MRO 시장은 2024년 1354억달러에서 2025년 1427억달러로 확대됐고, 2033년에는 2232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5.8%로 예상된다.
이처럼 후속 지원 시장이 확대되면서 업체별 주력 무기체계에 맞춘 전략도 한층 구체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운용국 증가에 맞춰 국가 간 운용·정비 경험을 공유하는 'K-9 유저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운용국이 늘어날수록 동일 기종에 대한 정비 경험과 부품 운용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사물 인터넷(IoT) 기반 MRO 플랫폼 'TOMMS'를 활용한 디지털 정비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육군본부와 K-MRO 수출 확대를 위한 협력에도 나서며 군 운용 경험을 해외 후속 지원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4월 폴란드 국영 방산 그룹 PGZ 산하 부마르와 K-2PL 전차, 구난 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체결한 후 폴란드 중심 현지 정비 기반 구축에 나섰다. 현대로템이 수행하는 폴란드군 K-2 전차 정비 사업에 부마르 인력이 직접 참여해 기술과 운용 경험을 축적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에서 생산과 정비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LIG D&A는 레이더와 유도 무기를 중심으로 IPS 사업을 확대 중이다. 장비 검사와 정비 외에도 △단종 부품 관리 △성능 개량 △교육·훈련까지 묶어 무기체계의 운용 전 주기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운용국의 정비와 부품 지원 요청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후속 지원은 전력 향상을 도모하고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그 중요성이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