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CIFO 제도 논의 속
금융지주 첫 선제 대응
이승열 부회장,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지정
KPI 도입·청년·소상공인 지원 확대
‘포용금융 경영’ 내재화
연말 제도화...금융권 확산 여부 주목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금융당국이 포용금융 전담 책임자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함영주 회장의 포용금융 강화 기조에 맞춰 금융권 최초로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를 선임했다. 포용금융을 일회성 지원이 아닌 그룹 차원의 관리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이승열, CIFO 선임...포용금융 '그룹 핵심 과제'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하반기 포용금융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고 이승열 부회장을 그룹 CIFO로 선임했다. CIFO를 별도 직책으로 신설하고 그룹 차원의 포용금융 사업을 총괄하도록 한 것은 금융권에서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지난 5월 하나금융이 수립한 포용금융 로드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다. 하나금융은 올해 포용금융 공급 목표를 3조1000억원으로 제시했으며 상반기에만 목표의 약 60%를 집행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포용금융을 단순 사회공헌이 아닌 경영 성과로 관리하기 위해 그룹 핵심성과지표(KPI) 도입을 검토한다. 그룹 공통 관리 영역과 관계사별 특화 영역을 구분해 실행 책임과 평가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청년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청년 전세자금대출 이용자 약 1만명에게 전세사기 보장보험료를 전액 지원하고, 재무상담·금융교육·창업 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오는 9월에는 지역 소상공인 지원에도 힘을 싣는다. 인천신용보증재단에 55억원을 특별출연하고 84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보증대출을 공급하는 한편, 지역 소상공인에게 1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통장 방식 긴급 운영자금도 추가 지원한다.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선다. 통신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와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중금리대출과 정책서민금융 공급도 확대한다. 사회적기업과 혁신기업 대상 사회투자펀드 참여도 늘릴 계획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포용금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금융그룹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기본 책무"라며 “계획과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포용금융의 그룹 내재화와 흔들림 없는 실행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금융위 CIFO 제도화 추진, 금융권 확산 주목
▲금융위원회.
하나금융의 이번 결정은 최근 금융당국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금융회사별 포용금융 추진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감독총괄분과에서는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전담 최고책임자인 CIFO 도입을 주요 과제로 검토 중이다.
오는 21일 열리는 분과 회의에서도 CIFO 도입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제도 방향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CIFO를 단순 권고 수준이 아닌 의무 지정하는 방향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제도 도입에 힘을 실었다.
금융당국이 CIFO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포용금융을 일회성 지원사업이 아니라 금융회사 경영 체계 안으로 내재화하기 위해서다. 중저신용자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을 CEO와 이사회가 직접 관리하는 핵심 과제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CIFO 도입이 책무구조도와도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IFO가 별도 책무를 맡게 되면 금융회사들은 책무구조도를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포용금융 실적이 임원 평가와 내부통제 책임 범위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될지도 주요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