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CI
진원생명과학이 추진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관련해, 정작 대금을 내야 할 출자자도 유증 추진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유상증자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시장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이 추진하는 1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인 리볼트투자조합의 출자자 중 하나인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은 본지에 본인 법인이 해당 유상증자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4일 이사회에서 리볼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한 1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대금 납입이 완료되면 최대 주주는 기존 동반성장투자조합제1호에서 리볼트투자조합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다음 달 30일이다.
리볼트투자조합은 지난달 29일 설립됐다. 출자자는 총 5명으로, 젬텍이 지분 33.33%를 보유한 최대 출자자이며 블랙홀푸드 26.66%, 제이앤제이자산운영과 티티뮤직이 각각 20%씩 보유한 구조다.
▲7일 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제이앤제이자산운영'으로 검색한 결과, 법인등기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
제이앤제이자산운영은 제이엔제이자산운용의 오타로 추정된다. 만약 제이앤제이자산운영이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아니라면 이것 역시 허위 공시다. 등기부등본상 주식회사 제이앤제이자산운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경호 제이앤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에너지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우리는 이번 출자 내용을 처음 듣는다"며 “제이앤제이로 출자한다는 건 고유 계정 출자를 의미하는데, 금융투자업자인 우리는 통상 펀드 계정으로 투자한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진 진원생명과학 대표도 이 같은 정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출자자는 건실한 기업으로 알고 있다"며 “제이앤제이운용은 투자 목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IB업계 일각에서는 회사 안팎에 있는 제3의 세력이 개입해 치밀하게 설계한 정황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최대 주주인 동반성장조합이 내부 사정으로 진원생명과학 관리에 신경 쓰기 어려운 틈을 타 경영권 확보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동반성장조합의 최대 주주가 대호에이엘인 점 △대호에이엘은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점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운영하는 펀드가 대호에이엘 지분 4%가량을 가진 4대 주주였던 점 등이 이 같은 주장의 근거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는 대호에이엘 지분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만에 하나 투자하더라도 고유계정이 아닌 펀드를 조성해서 투자했을 것이다. 작년 대호에이엘 투자 당시에도 해든스카이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조성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정 대표는 강력한 대처를 시사했다. 그는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진원생명과학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1년간 누계 벌점이 10점을 넘거나 기업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로 공시 의무를 위반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최근 1년간 누계 벌점이 2.6점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허위공시 기준이 강화됐다"며 “기본적으로 허위 공시는 벌점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반의 동기와 위반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회사마다 가중·감경 사유를 고려해 벌점을 매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원생명과학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예고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진원생명과학이 지난 4월 30일 소송 제기·신청 사실을 지연 공시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벌점이 추가로 부과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8일 자본잠식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날에는 자회사 VGXI의 CDMO 생산 중단과 매출 미발생을 이유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관련 심의대상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