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두 번 바뀌어도 ‘그 사람들’…끊이지 않는 인적 고리[하이퍼코퍼레이션: 이상석과 무리들-➁]

장하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1 15:19

FSN·관계사 오간 경영진…M&A 이후에도 반복된 이름들

무산된 경영권 변경·CB 투자구조서도 기존 인맥 재등장

FSN서 JK조합으로 최대주주 교체…이어진 인적 연결고리

“껍데기보다 실질, M&A·자금 사용 결정 주체 눈여겨 봐야"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최근 2년간 최대주주가 두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잇단 인수합병(M&A)과 관계사 자금거래를 거쳤고,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본지는 이 과정에서 이상석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과 회사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이어졌는지, 일련의 거래와 함께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재무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추적한다. [편집자주]


사진=하이퍼코퍼레이션

▲사진=하이퍼코퍼레이션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최근 2년 사이 두 차례 바뀌었다. 2024년 3월 에프에스엔(FSN)이 경영권을 확보했고, 올해 2월에는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겉으로 보면 회사의 주인이 연이어 교체된 셈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와 관계회사, 투자자들의 등기와 출자 관계를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상석 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를 비롯한 동일 인물들이 법인과 투자조합을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우선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전 최대주주인 FSN과 현 최대주주인 JK신기술투자조합, 그리고 하이퍼코퍼레이션이 FSN으로부터 인수한 비상장사들과 공통적으로 얽힌 인물은 이상석, 서정교, 이정찬, 최복규 등이다. 이상석씨는 FSN과 JK신기술투자조합 최대출자자인 엑스큐어, 핑거랩스, 이모션글로벌 등에서 전·현직 대표·사내이사로 등기됐다. 이밖에 인물들 또한 이와 비슷하다.



이들의 연결고리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전 최대주주인 FSN에서 시작된다. 이상석 대표는 2016년 이후 FSN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을 맡았다. 마찬가지로 서정교 이사도 2021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를 오가며 지냈다. FSN 자회사인 레코벨에서는 이상석 대표와 서정교 이사, 그리고 이정찬씨가 돌아가며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냈다. 오랜 기간 같은 기업집단 안에서 경영진으로 활동해 온 셈이다.


이후 FSN이 2024년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이들의 연결고리는 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관계회사 따라가도 반복되는 이름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전 최대주주인 FSN으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들여 인수한 비상장사에서도 같은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대표적인 곳이 이모션글로벌이다. 이 회사에서는 2016년 이후 이상석과 서정교, 이정찬, 최복규 등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오가며 재직했다. 이정찬 이사와 최복규 이사는 올 1분기 말 현재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을 각각 0.11%, 0.38% 보유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기도 하다. 최복규 이사는 2024년 3월부터 올 3월 말까지, 이정찬 이사는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하이퍼코퍼레이션 사내이사로도 재직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약 166억원을 들여 인수한 핑거랩스도 비슷하다. 이상석 대표는 2016년 기타비상무이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이정찬 이사 역시 2019년 사내이사를 맡은 데 이어 지난해 4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복규 이사는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고, 서정교 이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결론적으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수백억원을 투입해 인수하고 이후 다시 자금을 빌려준 관계회사 주요 경영진에서도 FSN에서 함께 활동했던 인물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다. 법인의 이름과 사업영역은 달라졌지만 주요 인물들의 연결고리는 상당 부분 이어진 셈이다. 쉽게 말해 최대주주인 FSN이 보유하던 비상장사를 피인수회사인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도자와 인수자 양측의 주요 경영진이 상당 부분 겹쳤던 셈이다.



FSN이 하이퍼코퍼레이션 경영권을 인수한 후 거액의 M&A와 관계사 대여금 등 거래의 사업적 필요성과 의사결정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 1월 말 현재 하이퍼의 핑거랩스에 대한 단기대여금은 64억원에 달했다. 기존 대여금 54억원 전액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이후에도 1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이모션글로벌 등 다른 특수관계 법인에도 수십억원을 대여한 뒤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거래가 반복됐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을 둘러산 주요인물 관계도 [사진=챗GPT]

▲하이퍼코퍼레이션을 둘러산 주요인물 관계도 [사진=챗GPT]

무산된 경영권 변경에도 등장한 기존 인맥

인적 연결고리는 지난해 추진됐다 무산된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당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싱가포르에 설립된 파나틱 스트래티직 홀딩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계획대로 납입이 이뤄지면 파나틱 스트래티직 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였다.


이와 함께 KStrategy Holdings(케이스트레티지 홀딩스)와 버덴트아우룸1호가 각각 200억원 규모의 제15·16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자금조달도 추진됐다. 케이스트레티지 홀딩스는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에 대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의 대량보유보고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최대주주 변경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제15·16회차 CB 역시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일부가 만기 전 취득·상환됐다.


눈에 띄는 것은 당시 제16회차 CB 200억원을 인수했던 버덴트아우룸1호의 투자구조다. 버덴트아우룸1호의 최대출자자인 케이트레저리인베스트먼트의 대표조합원으로 이정찬 이름을 올렸다. 관련 등기를 대조한 결과 FSN과 하이퍼코퍼레이션, 핑거랩스 등에서 활동한 이정찬 이사와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


이정찬은 전 최대주주인 FSN에서부터 하이퍼코퍼레이션과 관계회사 경영진을 거쳐 지난해 경영권 변경과 함께 추진된 CB 투자구조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최대주주 변경 자체는 무산됐지만, 그 과정에서 유입된 투자자 측에서도 기존 하이퍼코퍼레이션 주변 인물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것이다.


FSN에서 JK조합으로…바뀐 최대주주, 이어진 연결고리

지난해 추진된 경영권 변경이 무산된 뒤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올해 다시 바뀌었다.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가 지난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50억원을 납입하고 지분 39.0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익숙한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 측 특수관계인 명단에는 이상석 대표와 최복규 이사가 포함됐다.


JK신기술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엑스큐어다. 그런데 엑스큐어에서 이상석 대표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최복규 이사는 2025년 3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당시는 FSN이 JK신기술투자조합에 하이퍼코퍼레이션의 경영권을 넘기기 이전이다. 최대주주의 명칭은 FSN에서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로 달라졌지만,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기존 경영진과 연결되는 인적 고리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변경을 단순히 서로 독립된 투자자의 경영권 인수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FSN과 관계회사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이후 CB 투자구조와 새로운 최대주주 측에서 다시 확인되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최대주주가 바뀌고 여러 법인과 투자조합이 등장하는데 주변에서 동일한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흔한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기존 최대주주 측의 비상장 관계회사들을 인수한 데 이어 이들 회사에 다시 자금을 빌려주는 등 돈의 흐름까지 함께 보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면 통상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와 기존 경영과 단절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기존 인물들과의 연결고리가 이어진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결국 법인이나 투자조합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누가 계속 관여하고 있고 회사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 과정과 인적 관계 등에 대해 하이퍼코퍼레이션과 이상석 대표 측에 여러 차례 질의하고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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