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월세 안심신탁’ 시동…전세금 모아 PF 투자·임대인에 연 4.35% 수익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0 11:31

9월 참여자 모집·12월 시범입주…시세 20억원 이하 주택 우선
최인호 “원금 훼손 위험 자산 제한”…HUG 보증 PF 중심 운용
임차인 월 21만원 절감 기대…중도퇴거 땐 2개월치 수익 공제 검토
LH 매입임대 500호 적용…임대사업자 월세 수익 ABS 유동화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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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월세 안심신탁 기관장 브리핑'에서 사업의 주요 내용과 임대인 유형별 혜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직접 보관하고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운용해 임대인에게 매달 수익을 지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오는 9월 참여자 모집에 들어간다. 임차인은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낮추고, 임대인은 월세 연체나 공실 걱정 없이 연 4%대 수익을 받도록 설계한 새로운 임대차 모델이다.


다만 국민의 전세보증금을 PF 등에 투자하는 만큼 운용 손실이 발생하거나 계약 만료에 따른 반환 요구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세부 안전장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인호 HUG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태흥빌딩에서 열린 '전월세 안심신탁 HUG 기관장 브리핑'에서 “임대인에게 계약기간 연 4~5% 사이의 수익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확한 기준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9월 중 확정·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전월세 안정화기구로 지정되는 HUG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약정을 맺고 임차인은 임대인이 아닌 HUG에 전세보증금 전액을 맡긴다. HUG는 신탁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에 넣어 운용한 뒤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월 단위로 지급한다. 계약이 끝나면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한다.


가입은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전세금 등 계약 조건을 정해 함께 신청하거나, 참여를 신청한 임대인의 주택에 HUG가 임차인 모집을 지원하는 방식이 병행된다.



정부는 임대인에게 지급할 수익률을 연 4.35%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월세전환율 4.7%보다 소폭 낮다. 최종 수익률과 3자 약정서, 세부 가입 조건은 9월 말 사업공고에서 공개된다.


최 사장은 “PF 대출과 정비사업장 대출금리 등을 보면 PF 대출금리는 5%에 가까운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연 4.5%는 충분히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라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2억원을 신탁하고 연 4.35%의 수익률을 적용하면 임대인은 매달 약 73만원을 받는다.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하거나 지급하지 않더라도 HUG가 계약 당시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에 월세 미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계약기간 중 임차인이 갑작스럽게 퇴거하면 일정 기간 임대인의 수익을 보전한다. 다만 후속 임차인을 구하지 않은 채 중도 퇴거하면 약 2개월치 월세 상당액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은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해지를 통보한 지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을 끝낼 수 있다. 퇴거 과정에서 수리비나 원상복구비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해결한다. HUG는 이 같은 내용을 표준 3자 약정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전세금 원금 보호 최우선"…PF 손실 대응은 과제

HUG가 예치받은 전세보증금은 주택공급활성화펀드에 투입된다. 펀드는 HUG의 보증 심사를 통과한 PF 사업장 등에 대출해 수익을 확보하고 주택사업장의 유동성도 지원한다. HUG는 10월까지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11~12월 투자자 모집과 펀드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신탁금 원금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손실 위험이 큰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PF 투자도 HUG가 사업성과 분양성 등을 심사해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최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임차인의 전세금이 신탁금 운용 과정에서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에 대해서는 투자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HUG의 PF 보증을 받은 사업장은 여러 검증 절차를 거쳐 안정성이 확보돼 있다"며 “이들 사업장에 대출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등으로 운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HUG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 PF 대출과 임대주택 매입 등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분야에 자금을 집중할 방침이다.


신탁금이 충분히 쌓이면 월세 지급에 필요한 금액을 제외한 여유자금으로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PF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해 신축 주택 건설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물량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펀드 수익이 임대인에게 약정한 연 4.35%에 미달하거나 PF 사업장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차액과 손실을 누가 부담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계약 만료가 집중돼 보증금 반환 요구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기준도 펀드 설계 과정에서 정해야 한다.


임차인 월 21만원 절감…시세 20억원 이하 우선

정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매매가격 3억원, 전세보증금 2억원인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을 보증금 1000만원의 월세로 전환하면 월세는 약 74만원이다. 반면 안심신탁에 가입하고 전세금의 80%인 1억6000만원을 연 3.97% 금리로 대출받으면 월 이자는 약 53만원이다. 매달 21만원, 연간 252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돼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도 절감할 수 있다. 지원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시중은행과 안심신탁 전용 대출 상품 출시도 협의하고 있다.


순수 전세뿐 아니라 반전세와 월세 계약도 참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반전세는 보증금 전액을 HUG에 맡기고 월세는 임차인이 별도로 지급한다. 다만 보증금 일부만 HUG에 맡기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순수 월세는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해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방안을 금융권과 논의 중이다.


사업 초기에는 주택 유형이나 참여자의 소득·자산에 제한을 두지 않되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HUG는 전세금이 시세보다 과도하거나 위반건축물에 해당하는지 등을 심사한다. 전세가율 90% 안팎을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되 기존 전세보증 심사에서 축적한 가격자료를 함께 적용할 방침이다.


최 사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주변 시세보다 전세금을 부풀리면 가입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보증금을 허용하면 오히려 전셋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H 500호 시범 적용…민간 참여 규모는 미정

현재 참여가 구체화된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LH는 올해 신축매입임대주택 500호에 안심신탁을 시범 적용한다. HUG는 개인 임대인과 등록임대사업자, 건설임대사업자 등 민간 참여자도 모집한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안심신탁 참여 시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돼 연 0.23~0.27%의 보증료를 아낄 수 있다. 임대인의 신탁 수익에 대한 세제 지원도 추진한다. 정부는 세제 지원의 기본 방향에 대해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마쳤으며 구체적인 감면 수준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규제지역의 주택연금 가입자가 지방으로 이주하면서 기존 주택을 안심신탁을 통해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경우 주택연금과 안심신탁 수익을 함께 받을 수 있다.


대규모 건설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HUG에 맡기면서 겪을 수 있는 유동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미래 월세 수익을 기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최 사장은 “건설임대사업자가 4년 동안 받을 월세 수익이 확정된다면 이를 기초로 ABS 형태의 증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보충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임대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HUG는 9월 임대인·임차인 모집을 시작해 11월 주택과 계약 조건을 검증하고 3자 약정을 체결한다. 12월 시범 입주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제도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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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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