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의 ‘결별 통보’…시너지 없는 투자부터 정리
2대주주 손 떼자…방준혁 의장, 3740억 들고 ‘등판’
텐센트, 프랑스·일본 등서도 보유 지분 정리 나서
▲넷마블 지타워 전경. 사진제공=넷마블
글로벌 게임업계 '큰손' 텐센트가 넷마블 지분을 대거 정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사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에서는 넷마블 지분을 우선적으로 줄인 것이어서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게임사에 대한 투자 자체를 축소한 것이라기보다 사업적 시너지를 따져 선택적으로 지분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텐센트, 넷마블 지분 정리…방준혁 의장 3740억 사재 털어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텐센트 계열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가 보유한 넷마블 지분 18.1% 가운데 13.4%를 약 374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방 의장의 넷마블 지분은 기존 24.93%에서 38.34%로 높아진다. 반면 텐센트 측 지분은 약 4.7%로 낮아진다.
이번 거래는 텐센트가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방 의장이 해당 물량을 직접 인수하면서 대규모 지분이 시장에 한꺼번에 출회되지는 않았다. 넷마블은 방 의장이 직접 사재를 투입해 최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방 의장의 지분 취득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대규모 지분 변동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완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 2014년 넷마블의 전신인 CJ게임즈에 5억달러(약 5330억원)를 투자했다. CJ게임즈의 개발력과 텐센트의 중국 퍼블리싱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텐센트는 이번에 넷마블 지분 13.4%를 3740억원에 매각하고 4.7%를 남기게 되는데, 현재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잔여지분 가치를 합산하면 약 5050억원 정도다. 투자원금과 비교하면 12년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은 사실상 크지 않은 셈이다.
◇ 게임사 포트폴리오 재검토 中…시너지 유효성 검토
텐센트는 최근 글로벌 게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 대한 투자 자체를 손본다기보다, 개별 기업과 시너지가 낮다고 판단하면 손을 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텐센트는 프랑스와 일본 등 다수의 게임 개발사의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프랑스 게임 개발사 돈노드(Don't Nod)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지분 정리를 검토하고 있고, 일본 게임사 마블러스(Marvelous)의 보유 지분 약 20%를 매각하고 1% 미만만 남기기로 했다. 마블러스는 시장의 충격 완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의 다양한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투자 당시 기대한 시너지의 유효성에 따라 투자 철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6월 “텐센트가 성과가 미진한 게임 스튜디오 정리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분을 해당 기업 경영진에게 되팔면서 손실을 감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 크래프톤·시프트업까지 번지진 않을 듯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 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정도다. 텐센트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은 14.0%, 시프트업 지분은 약 34.7%로 확인된다. 다만 텐센트가 이들 기업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성 방침이 크래프톤이나 시프트업에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개발했으며, 텐센트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퍼블리싱을 전담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텐센트의 유통망을 거쳐 발생하는 구조다. 히트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 외에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스피릿'에 대해 텐센트와 공동 개발 및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넷마블의 경우에도 텐센트와 지분 관계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사업적 협력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넷마블 측은 “지분관계 변동과 별개로, 넷마블과 텐센트 간 사업적 협력 관계는 차질 없이 지속된다"면서 “양사는 그동안 구축해 온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게임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