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2금융권 중금리대출 총량서 제외
시중은행은 취급액 50%까지로 규제 완화
2금융 “수익원 확대됐지만 확대 딜레마도”
대출 커지는 만큼 조달·건전성 관리 부담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총량 규제를 풀고 1금융권의 규제도 소폭 완화했다. 막혔던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숨통이 이전보다 트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금융권에선 건전성과 수익성 등 각종 셈법에 따라 당장은 폭발적으로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2금융권이 시행하는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앞서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취급액의 80%를, 여신업계는 취급액의 40%를 대출 총량에서 예외로 인정했지만 이 비율을 100%까지 높인 것이다. 시중은행은 이전보다 비율을 늘려 중금리대출 취급액의 50%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인 중·저신용자가 연 9∼15%대 금리로 받는 대출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나이스신용평가(NICE) 889점 이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875점 이하가 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한다.
정부는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늘어난 가계대출 여력이 주택관련대출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려는 취지로 규제를 완화했다. 청년이나 소상공인 등 거래 이력이 부족하거나 연체 이력이 있는 금융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1금융권 진입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에 2금융권을 위주로 중금리대출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완화로 인해 사잇돌대출과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등 정책 상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2금융권의 경우 대출자산을 확대할 여력이 커졌음에도 수익원 확대만을 고려해 마냥 대출을 늘릴 수 없는 딜레마에 놓였다.
카드업권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한이 낮아진 반면 조달비용은 오르는 추세로, 수익성 확보와 건전성 관리가 공급 확대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로 상반기 12.33%보다 0.07%p 낮아졌다. 반면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는 4% 중반대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조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즉 대출 금리는 높이지 못하는 반면 조달 비용은 늘어나면서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인 것이다.
중금리대출을 확대할수록 차주의 상환 여력 악화에 따른 연체에 대비해 대손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연체채권비율 동향을 보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1.31%에서 올해 6월 말 1.53%로, 우리카드는 2.21%에서 2.37%로 커졌다. 하나카드(1.93%→1.98%)와 신한카드(1.49% →1.50%)도 각각 올라 건전성 부담이 높아진 상태다.
저축은행 또한 중금리대출 금리는 높지만 대출금리에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판관비, 자본비용 등을 제하고 난 나머지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된다. 건전성이나 비용 우려 대비 수익성이 아쉬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당국이 중금리대출의 가계대출 총량 제외 비율을 높여준 은행권도 속내가 복잡한 건 마찬가지다. 은행권은 올 들어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 확대 속 중금리대출 공급 경쟁에 합류한 상태지만 연체와 부실위험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당장 대출 한도를 크게 늘리기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담보 없이 신용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하는 만큼 공급을 늘릴수록 건전성 관리 부담이 함께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금리대출 고객은 1금융을 주로 이용했던 고객이 아닌 경우가 많아 부실 위험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예측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아울러 당초 1금융권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가 2금융권 대비 크지 않기에 이번 규제 완화에도 실수요자들의 체감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와 자본부담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공격적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며 “은행권 신용평가의 정교함과 건전성 관리 등은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