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그레 2026’서 K-전선·전력기기 총집결
LS전선·대한전선, HVDC 잠재 고객사 집중 겨냥
HD현대일렉·효성重 ‘친환경 GIS’ 수요확보 총력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그레 2026' 행사장 내 대한전선 전시장이 HVDC 등 주요 기술을 살펴보려는 참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국내 주요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이 프랑스 파리에 집결했다. 유럽 시장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친환경 가스절연개폐장치(GIS)를 앞세워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시그레(CIGRE) 파리 세션 2026'에 참가해 차세대 전력망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8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시그레는 전 세계 전력회사와 송전계통운영자(TSO), 전력기기 제조사와 기술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전력산업 최대 행사 중 하나다. 단순 제품 전시를 넘어 글로벌 발주처와 기자재 업체가 직접 접촉한다는 점에서 파트너십과 수주 기회를 모색하는 '비즈니스 장'으로 활용된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꺼내든 승부수는 HVDC다. 장거리에서 대규모 전력을 기존 교류(AC)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송전할 수 있어 해상풍력과 국가 간 전력망 연계가 활발한 유럽에서 핵심 전력망 기술로 꼽힌다.
LS전선은 LS일렉트릭과 공동 전시관을 꾸리고 HVDC 해저·지중케이블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LS전선은 이미 유럽에서 독일·네덜란드 TSO인 테네트의 북해 해상풍력 전력망 사업에 참여해 525kV급 HVDC 해저·지중케이블을 공급하는 등 현지 수주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전선도 500kV 전류형 HVDC와 525kV 전압형 HVDC 육상케이블 시스템을 선보였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해저케이블 1공장과 향후 640kV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2공장, 케이블 포설선(CLV) 선대를 함께 소개하며 설계부터 생산·운송·시공·유지보수까지 묶은 '턴키' 경쟁력을 강조했다.
전력기기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LS일렉트릭은 이번 행사에서 △HVDC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직류(DC) 솔루션 등 차세대 전력 기술 역량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지난 25일 글로벌 전력인프라 업체인 GE버노바와 전압형(VSC) HVDC 합작법인 '그리드 X 테크놀로지'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도출했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 GIS 분야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GIS는 변전소에서 전력의 흐름을 제어하고 고장 전류를 차단하는 핵심 전력기기로, 기존 제품은 절연·차단 성능이 뛰어난 육불화황(SF6)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SF6를 사용하는 GIS 등 전력기기에 대한 시장 퇴출 움직임도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실제 EU는 F-Gas 규제를 통해 올해 24킬로볼트(kV) 이하 중전압 기기를 시작으로 불소계 온실가스를 사용하는 신규 개폐장치의 가동을 전압별로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오는 2028년에는 52kV 초과~145kV 이하 고압 기기, 2030년에는 24kV 초과~52kV 이하 중전압 기기로 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2032년부터는 145kV 초과 고압 기기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효성중공업은 이번 행사에서 독자기술로 개발한 420kV급 SF₆ 미사용 친환경 GIS를 선보이며 친환경 솔루션을 요구하는 유럽시장 내 잠재 고객사 겨냥에 나섰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행사기간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기술포럼을 개최해 미래 전력망 운영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별도 네트워킹 행사를 운영해 고객사와의 중장기 파트너십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72.5kV·145kV급 친환경 GIS와 최근 시험을 완료한 420kV급 친환경 GIS 'GREENTRIC 550SRE' 등 주요 전압별 GIS 제품군을 소개하고, 선상 네트워킹 행사를 병행해 산업 관계자들과 미래 협력기회 모색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유럽 주요 고객들에게 GIS 라인업과 친환경 전력기술 경쟁력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기회"라며 "다양한 친환경 전력기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럽 전력망의 친환경 전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