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28일 오후 11시 잭슨홀 회의서 기조연설
‘깜깜이’ 행보 이어갈지 주목
“가이던스 없으면 장기금리 더 오른다”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사진=AFP/연합)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워시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1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경제학자 등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와 주요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학술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워시 의장의 연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금융 혁신: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으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통상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 제롬 파월 당시 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짧은 연설을 통해 경기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여름 랠리를 이어가던 S&P500지수는 당일 3.4% 급락했고 그 다음주에도 3.3% 추가 하락했다.
올해는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잭슨홀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워시 의장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가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당시 투표권을 가진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금리 동결에 반대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경제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긴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단기 금리가 오히려 완화적일 수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사진=로이터/연합)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가 여전히 “완만하게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번 인플레이션 충격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그런 증거가 확인되는 동안 기다리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정부의 차입 확대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 경쟁,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미 재무부는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물 미 국채에 대한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워시 의장은 그동안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놓지 않았다. 취임 이후 연준의 대외 소통을 축소해온 워시 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에 얼마나 명확한 신호를 제시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4%로 반영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서 “워시 의장이 어떤 가이던스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장기금리가 훨씬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HSBC의 디라지 나룰라 미국 금리 전략가는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지속적인 장기체 매도세를 진정시킬 기회"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반응할지 명확히 제시한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워시 의장이 이번에도 명확한 통화정책 신호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신 연준 태스크포스(TF)가 검토 중인 대외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경제 데이터,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정책 체계와 관련한 초기 논의 내용이 소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