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기관 42곳의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3%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전망에도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내수 회복세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3%대 성장을 점치는 기관이 크게 늘었다. 다만 내년을 놓고 보면 한국은행과 시장의 전망 사이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3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외 주요 기관 42곳의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3%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조사 때의 2.6%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0.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한은이 최근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3%를 넘어서는 전망을 내놓은 기관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42곳 중 20곳이 한은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상했고, 한은과 동일한 3.3%를 제시한 곳도 1곳 있었다.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기관이 올해 경제가 한은 전망치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 셈이다.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예상하는 기관의 수도 크게 늘었다. 6월 조사에서는 11곳에 불과했지만 이달에는 29곳으로 확대됐다. 전체 조사기관의 약 70%가 올해 3%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고성장 전망도 잇따랐다. 올해 성장률을 4.0%로 예상한 곳은 영국계 캐피털이코노믹스와 ING파이낸셜마켓이었다. JP모건과 NAB/BNZ는 3.8%를 제시했고 씨티·블룸버그이코노믹스·코리안리·무디스는 각각 3.7%로 전망했다. iM증권은 3.6%, ANZ·크레디아그리콜·DBS·데카방크·도이체방크는 각각 3.5%를 예상했다.
최근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한 기관들도 있다. ING는 불과 두 달 전 3.0%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까지 끌어올렸다. 크레디아그리콜과 DBS도 2.6%에서 3.5%로 0.9%포인트씩 상향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2.7%에서 3.5%로 전망치를 0.8%포인트 높였다. 씨티는 3.1%에서 3.7%로, 무디스는 2.9%에서 3.7%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경제 전망이 빠르게 개선된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은 역시 최근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경기의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증가의 효과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내수와 수출이 함께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중간값은 6월 이후 2.7%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도 이번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과 같은 2.7%로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이다. 올해와 달리 시장은 한은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42개 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3%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9%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한은 전망치를 웃돈 곳은 코리안리(3.5%), JP모건(3.3%), 씨티(3.0%) 등 3곳에 그쳤다. 나머지 39개 기관은 모두 한은보다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2.9%로 0.8%포인트나 올렸다. 올해 성장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역시 내년 전망을 종전보다 높여 잡았다. 블룸버그 집계 중간값은 6월 2.1%에서 이달 2.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상향 폭은 한은의 전망 조정폭에 크게 못 미쳤다. 시장과 한은의 낙관론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지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