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낳으면 시민권?”…트럼프, 부모 신분까지 확인한다 [이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2 10:52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시민권 제한 조치의 집행을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 지침 초안을 입수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성년 자녀의 여권을 신청하는 부모에게 본인의 미국 시민권이나 이민 신분을 증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서명한 출생시민권 금지 관련 행정명령 2건을 국무부가 실제로 어떻게 집행할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지침 초안에는 “국무부는 신청자가 행정명령 적용 대상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부모 관련 정보와 부모의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지난달 서명된 행정명령 중 하나는 미국에서 자녀를 출산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입국하려는 것으로 판단되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다. 원정 출산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경우 비자 발급이 거부되거나 입국이 금지될 수 있으며, 미국에 도착하더라도 추방될 수 있다.



또 다른 행정명령은 적성국 국민이나 외국 테러리스트로 분류된 인물, 외국 공관 또는 국제기구에 고용된 외국인의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연방정부 기관에 지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미국령에서 태어난 아기 역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무부 초안이 실제 시행될 경우 미성년 자녀의 여권을 신청하는 모든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는 자신의 시민권이나 이민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는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여권을 신청할 경우 부모가 자녀와의 친자 관계를 증명하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여권 신청서에는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인지를 묻는 항목이 있어 해당 여부를 표시해야 하지만 이를 입증하기 위한 별도의 증빙서류를 제출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 시민권자의 경우 유효한 미국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며, 외국인은 미국 출입국기록인 I-94 양식이나 영주권 카드 등을 통해 이민 신분을 입증해야 한다.



국무부 지침 초안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렇게 제출된 정보를 토대로 해당 아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시민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출생시민권 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강경 이민정책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백악관은 임신한 외국인이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출산하는 원정 출산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초 재집권에 맞춰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30일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의 의미와 가치를 확고하게 보호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여기에는 여권 심사 절차가 이러한 기준을 완전히 반영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내놓은 새로운 행정명령 역시 법원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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