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 장기 표류…“이전지역 주민들은 사실상 재난 상황”

정재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6 13:45

보상은 기약 없는데 개발행위·토지거래 규제는 계속…주민 재산권 피해 호소-


과수 갱신부터 주택 개·보수까지 제약…“사업 늦어진 책임 왜 주민이 떠안나"-


의성 이전지역 주민들, 대구시·경북도에 조속한 보상과 규제 해제 촉구-



대구경북신공항 장기 표류…“이전지역 주민들은 사실상 재난 상황

▲의성군은 지난 5일 비안만세센터에서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주민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제공=의성군

의성=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이 장기화하면서 공항 이전 예정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 추진과 보상 일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반면 공항 이전을 전제로 적용된 각종 규제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항이 언제 들어올지도, 보상을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데 일상생활과 재산권 행사는 계속 제한받고 있다"며 이전지역이 사실상 '재난지역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는 호소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이전지역 주민들이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의성군은 지난 5일 비안만세센터에서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주민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의성군수를 비롯해 지역 도·군의원, 이주지역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이전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신공항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장기화되고 있는 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피해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불확실성이다. 공항 이전사업을 믿고 오랜 기간 기다려왔지만 정작 생활 터전을 정리하기 위한 보상 일정조차 명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상과 이주 시점이 불투명하다 보니 주민들은 기존 생활 기반에 추가로 투자하기도, 그렇다고 새로운 곳에서 삶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개발행위 제한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각종 규제가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농촌지역의 특성상 노후 과수를 새로운 품종으로 바꾸거나 영농시설에 투자해야 하지만 사업구역에 묶인 주민 입장에서는 장기간을 내다본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주택 개·보수 등 일상적인 생활환경 개선에도 제약을 받고 있으며 토지와 주택 등 개인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하거나 활용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결국 사업은 늦어지는데 공항 이전을 이유로 한 규제와 불편은 먼저 시작돼 수년간 이어지는 구조가 주민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날 주민들은 사업 주체인 대구시의 대응에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사업이 장기화할수록 이전지역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생활적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대책이나 보상 절차가 주민들의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대구시와 경북도 등 관계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의해 보상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업 추진이 당장 어렵다면 최소한 주민 생활과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부터 현실에 맞게 조정하거나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무엇보다 신공항 사업 장기화에 따른 주민 피해를 단순한 '불편'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국가적·지역적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일정이 늦어졌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사업 예정지 주민들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항 이전을 전제로 주민들에게 장기간 재산권 제약을 감수하도록 했다면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산정하고 구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주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답답함을 쏟아내며 보상 절차의 조속한 이행과 규제 해제를 거듭 요구했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의 지연이 길어질수록 문제는 공항 건설 일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전 예정지역에서는 이미 주민들의 주거와 영농, 재산권 행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주민 피해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가.


대구경북신공항을 둘러싼 논의가 사업비와 건설 방식, 추진 일정에 집중돼 있는 사이 이전지역 주민들에게는 이 문제가 하루하루의 생계와 재산권이 걸린 현실이 되고 있다.


사업 정상화와 함께 장기간 피해를 감내해 온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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