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60돌 기념 '귀 건강 포럼' 개최
노인보청기 지원 확대, 초고령사회 국가적 해결 과제
어지럼증 유발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정확한 진단 중요
한쪽 귀 먹통이거나 이명 동반하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대한이과학회는 9월 9일 '귀의 날 60돌'을 맞아 “초고령사회에서 난청 등 귀 질환 해결은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학회가 귀 건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포스터. 자료=대한이과학회
“난청을 국가적으로 해결하면 국민의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발병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귀 질환 분야 전문의들의 종주 학술단체인 대한이과학회가 9월 9일 '귀의 날' 60돌을 맞아 난청·이명, 이석증·메니에르병 등에 대한 최신 건강의학 정보와 보청기 지원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이과학회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60년의 발자취, 100세 시대의 귀 건강' 주제로 귀 건강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는 △난청, 나이가 들면 당연한 현상일까 △귀가 잘 안 들리면 치매 위험도 높아질까 △보청기, 언제 시작하면 가장 효과적일까 △인공지능(AI)가 귀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 어떤 질환을 의심해야 할까 △나이가 들수록 균형감각은 왜 떨어질까 △어지럼증도 재활치료가 필요할까 △ 갑자기 안 들리고 갑자기 어지럽다면? 등에 대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박시내 이과학회 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초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귀 질환으로 난청을 꼽을 수 있다"면서 “난청은 단순히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불편함을 넘어서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와의 연관성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어 초고령사회를 맞아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귀가 안 들리거나 이명(귀울림)·먹먹함이 동반되면 이비인후과를 먼저 빠르게 방문하고, 반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동반된다면 신경과나 응급실을 즉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첫 세션에서 박상호 이과학회 부회장(신사호 이비인후과 원장)이 좌장을 맡아 '잘 듣는 삶, 건강한 소통'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대한이과학회는 9월 9일 '귀의 날 60돌'을 맞아 “초고령사회에서 난청 등 귀 질환 해결은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학회가 귀 건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포스터. 자료=대한이과학회
◇ 보청기 조기 사용, 이득 많아…'귀에 착용하는 안경' 인식 필요
이동희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정부성모병원)는 “난청에 의한 자체적 불편함이나 장애뿐 아니라 난청을 가진 사람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2차적 문제, 난청인과 긴밀한 유대를 갖고 있는 배우자·가족·동료의 활동 제한과 생활상의 불편 등 3차적 문제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영유아·학생·성인기·노년기 등 생애 전주기에 걸친 난청 및 난청인 관리를 통해 균형 잡힌 행복한 삶의 유지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진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는 “고칠 수 있는 최대 치매위험 요인의 하나인 난청은 10여 개 이상의 조절 가능한 치매 요인 중 7~8%를 차지한다"면서 “난청 치료가 인지기능 저하를 낮출 가능성은 고위험군일수록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60세 이후 1~2년마다 청력검사, 보청기 미루지 않기, 보청기로 부족하면 인공와우 상담, 고혈압·고혈당·고지혈 관리 및 금연·절주 등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문일준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는 “경도 난청부터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뿐 아니라 낙상·교통사고나 우울·고립 등을 극복하는 열쇠"라며 “보청기는 '노인의 상징'이 아니라 귀에 착용하는 '안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보청기 조기 사용의 이득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고 사용 지연은 되돌릴 수 없는 문제들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양측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진 가톨릭대 의대 교수(인천성모병원)은 “난청 치료가 AI와 결합한 디지털 기반 재활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미래의 난청 재활은 청각과 인지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청신호를 알렸다.
이과학회가 올해 가장 집중하는 사안은 '노인 보청기 정부 지원 사업'이다. 지난 2월 13일 대한이과학회·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대한난청협회가 공동으로 조정식·김영배·정태호·김영환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민주뿌리위원회와 함께 국회에서 '시니어의 지속가능한 사회활동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이과학회는 9월 9일 '귀의 날 60돌'을 맞아 “초고령사회에서 난청 등 귀 질환 해결은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학회가 귀 건강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포스터. 자료=대한이과학회
◇ 40대·50대 이후, 정기적 '난청 자각 전 검사'로 조기 진단
이 토론회에서 이과학회는 “노인 난청을 방치할 경우 경제활동 참여 저하, 사회적 고립에 따른 돌봄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비용 발생이 크게 늘어난다"면서 “따라서 보청기 지원은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시니어 세대의 지속가능한 사회활동과 국가 경쟁력을 지키는 '투자'라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둘째 세션에서는 박홍주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이과학회 차기 회장)가 좌장을 맡아 '균형 잡힌 삶, 건강한 노년'과 관련된 발표가 이어졌다. 서재현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이석증·메니에르병·전정신경염 바로 알기', 김민범 가톨릭관동대 교수(국제성모병원)의 '노년 어지럼증 극복과 안전한 노후를 위한 평형기능 회복', 안용휘 을지대 의대 교수(노원 을지대병원)의 '전정기능 노화와 낙상 예방', 장영수 인제대 의대 교수(상계백병원)의 '놓치면 안 되는 응급 귀 질환' 정보가 소개됐다.
이날 특강으로 박시내 회장의 '대한민국 귀 건강 60년, 무엇이 달라졌나' 발표를 들은 후 최병윤 학회 공보이사(분당서울대병원)이 사회를 맡아 '장벽 없는 듣는 환경, 복지인가 기본권인가' 주제의 패널토의를 벌였다.
한편, 국민들은 귀 건강을 평소 어떻게 챙길 것인가? 이과학회에 따르면,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40대·50대 이후 정기적 청력검사를 통해 '자각 전 검사'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폰 장시간 사용과 소음 환경 노출은 청력 손상과 이명 유발 가능성을 크게 높이기 때문에 소음 노출 관리 또한 필수이다. 귀지를 함부로 파지 말고, 이물질 등의 제거는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난청·이명·어지럼증 증상을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