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조치…‘수급조절용’ 토지비축 첫 시범사업
서울·경기·인천 3300㎡ 이상 대상…공공·민간 보유 유휴부지 공개 공모
29일부터 한 달간 접수…12월 적격 통보 거쳐 내년 2월 계약
도로·산단 중심 토지비축 주택으로 확대…실제 확보 부지·공급 물량 관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일 공개한 '2026년도 수급조절용 비축토지 매입 공고' 포스터. 국토교통부와 LH는 수도권 주택공급에 활용하기 위해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3300㎡ 이상 유휴토지를 5000억원 규모로 매입할 계획이다. 사진=LH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를 5000억원 규모로 미리 사들인다.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는 데 주로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주택 공급으로 확대하는 첫 시범사업이다. 수도권에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토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주택 수요에 대응하고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8일부터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매입 공모'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기존 공공토지 비축의 역할을 주택시장 수급 조절까지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공공토지 비축은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한 토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는 '수급조절용 토지 비축'을 본격화한다. 주택 공급이 필요해진 뒤 부지를 확보하는 대신 개발 가능한 땅을 미리 확보해 놓고 필요할 때 공급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모에는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개인과 법인 등 민간 토지 소유자도 참여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한 달간 매각 희망 토지를 접수한 뒤 공익사업 활용 가능성과 공공비축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5000억원 규모의 매입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매입 대상은 신청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3300㎡ 이상 토지다. 3300㎡는 약 1000평 규모다.
다만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는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저당이나 압류 등이 설정된 토지와 취득·이용에 제한이 있는 농지·임야 등도 대상에서 빠진다. 개발 과정에서 권리관계나 토지 이용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낮은 토지를 우선 확보하려는 취지다.
매입가격은 LH가 선정한 감정평가사업자 2명이 평가한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내에서 토지 소유자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토지를 보유한 기관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사전 컨설팅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매각 신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한 달간 받는다. 토지 소유자는 LH 수도권 4개 본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LH 누리집을 통해 매각신청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접수가 끝나면 연말부터 실제 매입 절차에 들어간다. LH는 신청 토지를 검토해 오는 12월 적격 대상을 통보하고 내년 1월 측량과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같은 달 토지 소유자와 가격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수도권 주택 공급 과정에서 부지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수도권,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개발 가능한 대규모 토지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토지 매입과 보상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정부가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유휴토지를 미리 사들여 비축하면 향후 공급 필요성이 커졌을 때 확보된 토지를 활용해 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도로·산업단지 등 특정 공익사업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이 주택시장의 수급 대응 수단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공모를 통해 어느 지역의 토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와 실제 몇 가구의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000억원이라는 매입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서울과 경기·인천의 토지가격 차이가 큰 만큼 확보 가능한 면적과 향후 공급 물량은 선정되는 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하면서 건축물이 없고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3300㎡ 이상 토지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우량 유휴부지가 서울 등 도심에서 얼마나 공모에 나올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을 통해 수도권 내 확보된 토지가 도심 내 주택공급으로 신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택공급을 위한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시행하는 첫 시범사업인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