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식 환율’이 뭐길래…듀오는 美보다 비싸고, 구형도 최대 50만원 올라

김하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2 06:00

‘신제품=전작 할인’ 공식 깬 애플
애플 전략에 韓 소비자 부담 커져

애플 아이폰 구형 모델의 국내 가격 인상 폭과 신제품 출시 이후 재편된 국내 아이폰 라인업을 정리한 그래픽.

▲애플 아이폰 구형 모델의 국내 가격 인상 폭과 신제품 출시 이후 재편된 국내 아이폰 라인업을 정리한 그래픽. 그래픽=김하나 기자

애플이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을 공개한 직후, 기존에 팔던 구형 아이폰 전 제품군의 출고가까지 일제히 올렸다. 새 기본형 모델을 내놓는 대신 구형 모델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이어서, 업계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 전작 가격을 낮추던 스마트폰 업계의 오랜 관행을 뒤집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에 새 폴더블 모델의 한국 판매가마저 미국보다 비싸게 책정되면서, 애플 특유의 환율 적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하고 있다.


◇ 신제품 나오면 싸진다? 애플은 반대로 갔다


1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9일(현지시간) 신제품 발표 행사 종료 직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구형 아이폰 출고가를 16만~50만원가량 전격 인상했다. 국내 기준 아이폰17 256GB는 129만원에서 145만원으로, 512GB는 159만원에서 175만원으로 각각 16만원씩 올랐다. 아이폰 에어는 용량별로 20만~50만원 인상돼 1TB 모델은 219만원에서 269만원으로 뛰었다. 보급형 아이폰17e와 아이폰16도 16만원씩 올랐다. 아이폰17 프로와 프로맥스는 신형 아이폰18 프로 출시와 함께 판매 라인업에서 아예 빠졌다.



이번 인상이 이례적인 이유는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아이폰18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보급형 모델 없이 기존 아이폰17 가격만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하면서 아이폰17이 당분간 일반형 최상위 모델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그 결과 국내 기준 가격대는 아이폰17 145만원, 아이폰 에어 179만원, 아이폰18 프로 199만원, 아이폰 듀오 329만원으로 재편됐다. 미국에서도 아이폰17이 799달러에서 899달러로, 아이폰 에어가 999달러에서 1099달러로 각각 올랐다.


이 같은 가격 인상 배경에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이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까지 공급 부족이 확산하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애플은 앞서 지난 6월 맥·아이패드 가격을 올리며 '메모리 공급 부족'과 '원가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100년에 한 번 닥칠 법한 대홍수"에 비유한 바 있다.



아이폰 듀오 국내 가격 및 한·미 가격 비교.

▲아이폰 듀오 국내 가격 및 한·미 가격 비교. 국내 최고가는 2TB 기준 509만원으로, 미국 판매가 대비 약 10%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김하나 기자

◇ 韓 '아이폰 듀오' 왜 美보다 더 비싸나


새로 나온 아이폰 듀오의 국내 가격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애플에 따르면 한국은 아이폰 듀오 1차 출시국에 포함돼 10월 16일 사전판매, 23일 정식 출시된다. 국내 가격은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으로 책정돼 국내 스마트폰 최초로 500만원대 모델이 등장했다.


미국 가격(1999~3199달러)을 당시 환율(1341.10원)로 단순 환산하면 268만~429만원, 부가가치세 10%를 더해도 294만~472만원 수준이어서, 한국 판매가가 미국보다 10% 비싼 셈이다. 이는 애플이 달러당 1450~1500원 수준의 환율을 적용한 결과로, 실제 환율보다 100~200원 높다.


애플은 미국 외 지역 가격을 정할 때 세금과 환율 변동 가능성을 고려한 자체 환율을 적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유독 불리한 가격이 매겨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2022년 아이폰14 출시 당시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르자 출고가를 최대 33만원 올렸지만, 이듬해 환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렸을 때는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한 인상폭 자체가 업계 예상보다 커, “'애플식 환율'의 영향이 더 크게 체감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같은 폴더블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과도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8 시리즈를 공개하며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어느 시장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는 목표를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갤럭시Z폴드8·울트라·플립8의 국내 출고가를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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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산업부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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