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해도, 동결해도 난리”…워시, 트럼프 편에 설까 [이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4 11:41

9월 美 금리 인상 확률 86%로 급등
트럼프 “세계 최저 금리” 압박…‘무역 중단’도 위협

파월, 금리 올렸다가 트럼프 ‘집중포화’
금리 동결 땐 연준 신뢰 훼손…장기금리 급등 우려


USA-FED/ (ROI, COLUMN)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미 기준금리를 올리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정면 충돌할 수 있고, 동결하면 시장 신뢰가 흔들릴 수 있어 이번 FOMC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의장에게 보장한 통화정책 재량권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신임 연준 의장 취임식 당시 워시 의장에게 “완전히 독립적으로 행동하라"며 “그냥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국의 8월 물가 지표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6.7%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50%를 밑돌았다. 올 연말까지 금리가 최소 한 차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74%에 육박한다.



TD뱅크와 JP모건체이스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은 물가 지표가 공개되자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쪽으로 기존 전망을 잇달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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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받아온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 금리 올리면 트럼프 반발…무역 중단 카드까지


문제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워시 의장이 상당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금리가 대폭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은 매우 강한 나라"라며 “어떤 공식이 적용되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도 이런 공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신용을 갖고 있는데도 다른 나라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2분 안에 끊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일부 국가와의 무역을 중단하는 조치를 실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몇몇 나라에 대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일정한 기간에 걸쳐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전임자의 사례를 봤을 때 워시 의장 역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8년 2월 취임했지만 불과 5개월 뒤 금리를 올렸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연준은 2018년 상반기에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전 의장을 '투 레이트'(의사 결정이 매번 늦는 자), '중대 실패자' 등으로 칭하며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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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년물 국채금리(사진=블룸버그)

◇ 동결하면 글로벌 시장 흔들…장기금리 더 뛸 수도


반대로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의식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명확하다"며 “투자자들은 FOMC의 금리 인상을 원하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워시는 시장 참가자들의 눈에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준은 대통령의 분노를 사거나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야 하는 사실상 출구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시장 신뢰가 훼손될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7월 29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워시 의장이 그 배경을 시장이 납득할 만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자 글로벌 국채시장에서는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했고, 이후에도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4.97%로 거래를 마치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최근 국채 매도세의 일부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된 만큼, 연준이 이번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에드 알후세이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장기채 매도세가 훨씬 더 무질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그레이스 피터스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은 “10년물 국채금리가 5.0~5.25%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주식시장에서도 소화 불량과 같은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며 “5%라는 수치는 심리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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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사진=AFP/연합)

◇ “금리 인상, 오히려 트럼프에 도움 될 수도"


일각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적 목표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패트릭 하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장기채 금리가 떨어져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까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커 교수는 “금리를 올리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제대로 나서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는 행정부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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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국제부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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