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없는데 ‘국산 우선’ 공고…베란다 태양광 사업 논란

이원희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5 14:17

375억원 투입해 10만 가구 지원…마이크로 인버터 국내 생산업체 ‘0곳’
KS 인증 A·B사 모두 중국서 생산…기후부·에너지공단도 사전 인지
박해철 의원 “국내 생산 확대 위한 정량적 목표·실질적 지원책 마련해야”

소규모 태양광 인버터 제품의 모습. 사진= 이원희 기자

▲소규모 태양광 인버터 제품의 모습. 사진= 이원희 기자

정부가 375억원을 투입하는 가정용 베란다 태양광 보급사업에서 국내 제조 인버터 사용을 우선 권고했지만, 정작 국내에는 마이크로 인버터 생산 라인을 갖춘 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사전에 알고도 사업 공고에 관련 내용을 담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베란다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현황보고'에 따르면 현재 베란다 태양광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 인버터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7월 13일 공고한 '2026년도 가정형(베란다) 태양광 보급지원 사업'에는 마이크로 인버터와 관련해 'KS 인증 제품을 활용해야 하며, 설치 후 유지관리의 연속성 보장을 위해 국내 제조시설을 갖춘 제조사의 제품 우선 사용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사업은 국비 375억원을 투입해 10만 가구에 태양광 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에너지공단이 파악한 업체 현황을 보면 사업 공고 당시 해당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전무했다. KS 인증을 받은 A사와 B사는 모두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으며 C사는 제품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D사는 사업 공고가 나온 지 한 달여 뒤인 지난 8월 20일에야 KS 인증을 신청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기후부와 에너지공단은 국내 생산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은 국내 인버터 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개발과 공급에 나설 수 있지만 실제 생산 준비까지 약 6개월에서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기후부 역시 이러한 내용을 사전에 공유받았다.



에너지공단은 국내 생산 우선 사용 문구에 대해 일부 기업의 요청을 반영해 향후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국내 생산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든 권고사항을 사업 공고에 담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국내 마이크로 인버터의 중국 생산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 때부터 지적돼 온 사안"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공고를 반복한다면 국내 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정부 스스로 '중국산 제품을 쓰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인버터는 에너지 안보와도 밀접한 사안"이라며 “국내 인버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생산의 정량적 목표를 제시하고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생산능력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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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원희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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