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 새 옷 입힌다”…지방은행, ‘블록체인 실험’ 속도전

송두리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6 12:16

광주은행, 디지털 식권 실증…해외송금까지 확대
전북은행, 리플 페이먼츠 도입해 기업 송금 강화
부산은행, 지역화폐에 접목…실생활 적용 검증
기술 역량 선제 확보…지역 금융인프라 역할 기대

스테이블코인.

지방은행이 블록체인 실험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 향후 금융 변화를 이끌 핵심 인프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 등과 손잡고 기술 검증에 나서고 있다. 실제 결제·정산은 물론 해외 송금 서비스, 지역화폐 운영 등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 기술을 적용한 직원식당 디지털식권 실증사업(PoC)을 수행했다. 지난 6월 솔라나 재단과 체결한 디지털자산 결제 업무협약에 따른 후속 작업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졌다.


광주은행은 디지털식권 시스템을 구현했고, 실제 직원식당에서 활용했다. 디지털지갑 발급부터 디지털식권 발행·사용, 임직원 간 전송, 정산까지 전 과정을 분산원장 환경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축적했다. 향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등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리플과 손잡고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방은행 최초로 리플 페이먼츠를 도입해 기업금융의 디지털자산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실시간 결제가 가능한 리플 페이먼츠를 활용해 수출입 기업, 온라인 업체,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등에 적은 비용으로 빠른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지급결제 시스템 검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 4월 다날핀테크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부터 결제, 정산까지 전 과정을 구현하는 기술검증을 완료했다. 모두투어와는 여행상품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연동하는 검증도 진행했다. 외국인이 복잡한 환전 절차와 높은 중개 수수료 없이 여행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국경 간 거래(크로스보더) 모델을 시험하고,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거래를 자동 실행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환불·정산 자동화 가능성도 확인했다.



BNK부산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지역화폐에 접목해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지난 7월 안랩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화폐 기술 얼라이언스 K-STAR와 지역화폐 디지털 전환을 위한 블록체인 결제·정산 인프라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지역화폐 발행과 유통, 충전, 결제, 가맹점 정산까지 전 과정을 블록체인 환경에서 구현하고 운영 가능성을 점검했다. 특히 사용처, 유효기간, 차등 정산 등 조건을 사전 설정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머니'를 구현해 정책지원금이나 지역화폐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 한강 1단계에 참여해 CBDC 기반의 예금토큰 활용 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2단계에도 참여한다. 기존 결제 기능에 개인 간 송금 기능을 추가하고 예금토큰 자동 입출금 기능, 생체 인증 등을 도입해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BNK경남은행도 프로젝트 한강 2단계부터 합류하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결제 기술 검증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경남은행을 iM뱅크와 함께 프로젝트 한강 2단계 혁신금융서비스 신규 사업자로 지정했다.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CBDC 시스템 내 예금토큰 발행과 지급·결제, 송금 등 실제 금융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CBDC, 토큰증권 등 디지털자산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지방은행의 블록체인 기술 실험도 확대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제도 정비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술과 사업 역량을 확보해야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역화폐와 지자체 사업, 외국인 금융, 지역 소상공인 결제망 등 지방은행이 강점을 가진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에도 지역 금융기관의 결제 인프라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가 필요한 데다 블록체인 서비스도 기술 검증 단계라 당장 수익사업으로 연결하기에는 제한이 있다"면서도 “실제 금융서비스 적용 가능성과 기술 안정성을 확인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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