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랑 한국이 같나?”…장애인 화장실 등받이 개정안 ‘한국 적합성 논란’

박상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22 14:38
김주용 청풍세니텍 대표는 서울 코엑스마곡에서 개막한 'ISSA SHOW ASIA 2026'에 참가해 장애인화장실용 등받이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풍세니

▲김주용 청풍세니텍 대표가 서울 코엑스마곡에서 개막한 'ISSA SHOW ASIA 2026'에 참가해 장애인화장실용 등받이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풍세니텍]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화장실 대변기 등받이의 세부 치수를 명확히 정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제시된 주요 수치가 호주의 설치 기준과 동일해 한국 기준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변기 구조와 설치 환경이 호주와 다른 만큼, 치수 단순 차용을 넘어 한국형 현장 검증과 안전·기능 중심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0월 20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변기를 단지 '등받이가 있는 양변기 형태'로 규정했으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등받이 높이 150~200㎜, 너비 350~400㎜, 좌대 상단~등받이 하단 간격 120~150㎜, 등받이 각도 95~100도, 좌면 앞 끝~등받이 표면 거리 500~550㎜ 등 구체적인 세부 규격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개정안의 주요 치수가 호주의 장애인 접근성 기준인 'AS 1428.1'의 대변기 등받이 규정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호주 기준 역시 등받이 높이(150~200㎜), 너비(350~400㎜), 변기 좌석과 등받이 하단 사이(120~150㎜), 각도(95~100도)를 동일하게 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2025년 '장애인 이용 화장실 대변기 등받이 세부기준 마련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장애인 단체의 요청을 반영했다고 밝혔으나, 입법예고문상에 특정 수치의 도출 근거나 해외 기준과의 관계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국내 설치 환경과의 불일치 우려가 나온다. 장애인 화장실 제품을 개발해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은 청풍세니텍의 김주용 대표는 “호주의 대변기는 벽에 직접 붙어 있는 벽부형이나 매립형 구조가 많은 반면, 국내는 변기와 벽 사이가 떨어져 있고 배관이 노출된 형태가 대다수"라며 “동일한 치수를 적용하더라도 국내에서는 별도의 연결 브라켓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조적 차이는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호주의 'AS 1428.1' 기준은 치수뿐만 아니라 등받이가 어느 방향에서든 1100N(뉴톤)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는 안전 요건을 함께 규정한다. 반면 브라켓을 사용하는 국내 설치 방식의 경우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면 고정부가 느슨해질 위험이 있어 이에 대한 하중 및 검증 기준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가 및 관련 업계는 사용자마다 신체 조건, 장애 유형, 휠체어 접근 방식이 다른 만큼, 일율적인 형태·크기 고정보다는 체중 지지, 착석·기립 시 안전성 등 기능과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다변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18년 등받이 설치 의무화 이후 특정 형태(중앙 분리형)가 사실상의 표준으로 고착화됐던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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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상주 기자 입니다. 자본시장부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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