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리뷰] 뷔·리사도 ‘63만원 반지’…오우라링5 한 달 껴보니

김나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25 06:00

손목의 답답함 덜어낸 24시간 밀착 착용
정교한 수면 분석, 발목 잡는 매월 구독료

기자가 약 5주간 직접 사용한 오우라링5 실버 제품과 전용 충전기. /사진=김나현 기자

▲기자가 약 5주간 직접 사용한 오우라링5 실버 제품과 전용 충전기. /사진=김나현 기자

잠을 거의 못 잔 지난 8월 25일 아침. 스마트폰에서 오우라 앱을 열자 수면점수 '36점'과 함께 '주의'라는 표시가 떴다. 실제 수면시간은 2시간7분, 수면 효율은 69%에 그쳤다. 렘(REM) 수면도 17분에 불과했다. 앱은 깊은 수면 시간이 부족했다고 따로 짚었다. 밤새 잠을 설쳤다는 막연한 느낌이 숫자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를 측정한 기기는 손가락에 낀 작은 반지 '오우라링5'다. 스마트워치가 주도해온 웨어러블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스마트링 제품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링'을 내놓으면서 스마트링은 낯선 기기에서 하나의 웨어러블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우라링은 화면도 버튼도 없다. 일반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고 있으면 수면과 심박수, 활동, 회복, 스트레스 등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준다.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5주간 오우라링5 실버 제품을 직접 착용했다. 충전할 때를 제외하면 출퇴근부터 운동, 샤워, 수면까지 거의 하루 종일 끼고 지냈다. 한 달 넘게 써보니 50개가 넘는 건강 지표보다 먼저 체감한 것은 '계속 끼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 밤새 껴도 거슬림 없어…가벼움이 무기



방탄소년단(BTS) 뷔가 오우라링을 착용한 모습(왼쪽)과 스마트링 '오우라링5'. /사진=SNS 캡처

▲방탄소년단(BTS) 뷔가 오우라링을 착용한 모습(왼쪽)과 스마트링 '오우라링5'. /사진=SNS 캡처

처음 손가락에 끼웠을 때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가벼운 착용감이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반지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헐겁지는 않았다. 한 달 넘게 착용하면서 격하게 움직일 때도 빠지거나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손가락을 조이거나 불편하다는 느낌도 없었다.


주변 반응도 비슷했다. 링을 건네받아 직접 들어보거나 잠시 착용해본 사람들은 예상보다 가벼운 무게에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디자인을 두고는 “심플하면서 고급스럽다"는 반응이 대체로 많았다.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잠잘 때였다. 기자도 집에 스마트워치가 있지만 차고 잠들었다가 손목이 거슬려 중간에 벗은 적이 여러 번 있다. 오우라링5는 밤새 착용해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수면 측정이 핵심인 제품에서는 중요한 차이다. 아무리 많은 기능이 있어도 잠들기 전 벗어버리면 밤사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없다.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가 장기간 데이터를 쌓는 데 유리한 셈이다.



디자인도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투박한 인상과 거리가 있었다. 오우라링5는 너비 6.09㎜, 두께 2.27㎜로 전작보다 부피가 40% 줄었다. 실버 제품은 일반 반지와 함께 착용해도 크게 튀지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치고 괜찮다'기보다 액세서리로 착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BTS 뷔와 블랙핑크 리사 등이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 때문에 일부러 뺄 일도 거의 없었다. 오우라가 밝힌 방수 성능은 최대 수심 100m다. 5주 동안 손을 씻거나 샤워할 때도 링을 그대로 착용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 수면 '36점'…잠 설친 밤 잡아냈다


오우라링5로 측정한 기자의 수면 기록(왼쪽)과 일간 스트레스 기록. 지난 8월 25일 수면점수는 36점, 총 수면시간은 2시간7분으로 측정됐으며, 9월 10일에

▲오우라링5로 측정한 기자의 수면 기록(왼쪽)과 일간 스트레스 기록. 지난 8월 25일 수면점수는 36점, 총 수면시간은 2시간7분으로 측정됐으며, 9월 10일에는 스트레스 상태가 4시간45분 기록됐다. /사진=오우라 앱 캡처

오우라는 오우라링5가 심박수와 수면, 활동, 회복, 스트레스 등 50개 이상의 건강 지표를 측정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 5주간 사용하면서 50개가 넘는 지표를 모두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일반 이용자가 이 많은 수치를 매일 확인할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신 자주 찾게 되는 기능은 분명했다. 수면과 스트레스, 심장 건강, 여성 건강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유용했던 것은 수면이다.


오우라링은 단순히 몇 시간을 잤는지만 기록하지 않는다. 밤사이 수면을 기상, 렘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으로 나누고 수면 효율과 안정성 등을 분석한다. 이를 종합해 매일 수면점수를 매긴다.


8월 25일 기록이 대표적이다. 당시 수면점수는 36점으로 '주의' 수준이었다. 총 수면시간은 2시간7분, 수면 효율은 69%였다. 렘 수면은 17분으로 전체 수면의 13%에 그쳤다. 앱은 깊은 수면 시간이 부족했다고 별도로 알려줬다. 단순히 '잠을 설쳤다'는 느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어떻게 못 잤는지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데이터가 쌓이면 장기적인 수면 습관도 보여준다. 평소 수면점수와 수면 규칙성뿐 아니라 최근 2주 동안 필요한 수면량보다 얼마나 덜 잤는지를 보여주는 '수면 부채'도 계산한다.


수면 부채는 실제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줬다. 평소에도 잠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부족한 수면이 숫자로 누적되는 것을 확인하자 의식적으로 잠자는 시간을 늘리게 됐다. '오늘 피곤하다'는 주관적인 감각을 넘어 부족한 수면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유용했다.


◇ 스트레스 4시간45분…몸 상태도 기록


스트레스 측정도 흥미로웠다. 앱은 하루의 상태를 '스트레스받음', '바쁨', '여유로움', '회복함' 등으로 나눠 시간대별 그래프로 보여준다.


실제로 업무로 정신없었던 9월 10일에는 하루 중 4시간45분이 '스트레스받음'으로 기록됐다. '회복함'으로 측정된 시간은 0분이었다. 한 달간 쌓인 데이터를 종합한 장기 건강 지표에서도 기자의 스트레스 관리는 '주의 필요'로 분류됐다.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는 않는다. 오래 움직이지 않으면 “잠깐 다리를 쭉 펴 볼까요?"라는 알림이 왔다. 잠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곧 취침 시간이에요"라며 수면 준비를 권하기도 했다.


데이터가 쌓이면 장기적인 건강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내 건강' 메뉴에서는 수면과 스트레스, 심장 건강, 생리 주기 규칙성 등을 장기간 추적해 변화 추이를 보여준다. 심박수와 혈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나이와 비교한 심혈관 연령(CVA)도 제공한다.


◇ 체온·생리주기…여성 건강도 챙긴다


오우라 앱의 배란일·가임기 추정 기능(왼쪽)과 생리 주기 및 체온 변화 기록 화면. /사진=오우라 앱 캡처

▲오우라 앱의 배란일·가임기 추정 기능(왼쪽)과 생리 주기 및 체온 변화 기록 화면. /사진=오우라 앱 캡처

여성 건강 기능도 눈에 띄었다. 생리 시작일을 예측하고 매일 측정한 체온 변화를 그래프로 보여준다.


오우라는 이용자가 입력한 생리 기록과 개인의 생리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배란일과 가임기도 추정한다. 6개월 이상 데이터가 쌓이면 생리 주기의 변동성도 확인할 수 있다.


생리주기 기록을 위해 별도 앱을 이용하지 않고 수면과 체온, 생리주기 관련 데이터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여러 앱을 오가며 따로 기록할 필요가 줄어든다.


배터리는 예상보다 오래갔다. 실제 사용에서는 한 번 완전히 충전하면 약 8일간 사용할 수 있었다. 충전 속도도 빨랐다. 체감상 30분 정도 충전하면 상당량이 채워졌다.


오우라가 밝힌 공식 사용시간은 완충 기준 6~9일이다. 충전에는 20~80분이 걸리고, 고속 충전 시 10분 충전으로 하루가량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사용시간도 회사가 제시한 범위와 비슷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번거로운 일 중 하나가 잦은 충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은 적었다.


가격은 아쉽다. 블랙과 실버는 63만원, 골드와 스텔스, 브러시드 실버, 딥 로즈는 78만원이다. 건강 데이터 분석과 각종 인사이트를 이용하려면 멤버십도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월 9400원 또는 연 11만원이다. 가장 저렴한 실버 제품도 1년간 이용하면 첫해 비용이 74만원에 달한다. 60만원이 넘는 기기를 사고도 주요 분석 기능을 쓰려면 구독료를 계속 내야 하는 구조다.



김나현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knh@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