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먹기로 낸 ‘중고차 성능보험료’…알고보니 44%가 사업비

박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23 12:33

사업비율 일반 자동차보험의 2.7배…청구 5건 중 1건은 보험금 지급 제외
보험료 4배 넘게 늘었는데 사업비율도 상승…의무보험에 소비자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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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청구 및 지급 연도별 현황. 자료=부승찬 의원실

중고차 구매자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성능보험)이 시행 7년째를 맞았지만, 보험료 대비 실제 보험금 지급 비중과 사업비 구조를 둘러싼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간 소비자가 낸 영업보험료 가운데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된 비중은 절반 남짓에 그쳤고, 누적 보험금 청구 5건 가운데 1건 이상은 지급에서 제외됐다. 이를 두고 23일 업계에서는 보험대리점을 통한 판매 구조와 높은 사업비 등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개발원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 성능보험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25년 말까지 누적 보험금 청구 건수는 27만233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급 제외 건수는 6만940건으로 전체의 22.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보험금 청구 5만2574건 가운데 1만1463건이 지급 제외됐다. 지급 제외 비율은 21.8%로, 보험금을 청구한 5건 중 1건꼴로 실제 지급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지급 제외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보증항목 미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기준 보증항목 미대상으로 지급이 제외된 건수는 3만5705건이다.


성능보험은 중고차의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적힌 차량 상태와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를 경우 소비자의 수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성능점검기록부에 특정 부위에 누유가 없는 것으로 기재됐지만 실제 차량에서 누유가 확인되는 경우 보증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차량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보험에서 정한 보증항목과 보장기간 등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보험료 대비 실제 보험금 지급 수준도 50%대에 머물렀다. 2024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성능보험의 영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중은 54.8%였으며,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는 56.7%였다. 영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을 제외한 비중은 각각 45.2%, 43.3%다. 다만 이 비중을 보험사의 순수익으로 볼 수는 없다. 보험료에는 보험금 지급에 앞서 보험계약 모집과 관리, 사고 접수·보상 등 보험 운영에 들어가는 사업비가 포함된다.


실제 성능보험의 영업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크게 높아졌다.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성능보험 사업비율은 44.3%로, 일반 자동차보험의 약 16%보다 2.7배 높았다. 성능보험 사업비율은 2019년 10.0%에서 2020년 13.0%, 2021년 16.1%, 2022년 26.8%, 2023년 34.9%, 2024년 39.6%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험료 시장도 함께 커졌다. 성능보험 영업보험료는 2019년 약 189억9000만원에서 2025년 약 790억9000만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가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보험료 시장도 커졌지만,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0%에서 44.3%까지 높아졌다.


사업비가 높은 배경에는 성능보험의 판매 구조가 있다. 일반 자동차보험은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소비자가 보험사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지만, 성능보험은 대부분 보험대리점을 통해 계약이 이뤄진다. 보험대리점 수수료와 모집 관련 비용 등이 사업비에 포함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성능보험의 사업비가 높은 배경과 관련해 일반 자동차보험은 2025년 기준 대면 판매 비중이 46% 수준인 반면 성능보험은 대부분 대면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어 사업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비 구조가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능보험은 소비자가 선택해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판매수수료와 모집·운영 비용 등이 높아질수록 보험료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지 않은 청구도 5건 중 1건을 넘어, 의무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는 소비자가 실제 보장받는 범위와 비용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승찬 의원은 “중고차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면 만든 의무보험 제도가 과도한 사업비와 고수수료 구조로 인해 보험사와 성능점검업계의 배만 불리고, 모든 경제적 부담과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보험 물량을 둘러싼 고수수료 경쟁 유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여 왜곡된 중고차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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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서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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