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백악관서 韓 대미투자 계획 공개 예정
알래스카 LNG에 540억달러…정부는 “추후 협의” 분류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당 지원 성격도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약 2000억달러(약 27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한 540억달러 규모 투자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 협력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30일 밤이나 10월1일 새벽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과 닉 베기치 하원의원(공화·알래스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이날 백악관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0일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수 있다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54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최근까지 국회에 보고한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국회에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적 투자의 첫 번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추후 협의가 필요한 사업으로 분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어떤 수준으로 발표할지가 주목된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사안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해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한국은 그동안 알래스카 LNG 사업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온 여러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이번 투자 계획은 러트닉 장관을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LNG 수출 시설뿐 아니라 해당 시설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파이프라인 건설에도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약 740마일(약 1190㎞)에 달하는 이 파이프라인은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 매장된 대규모 천연가스를 남부의 석유·가스 산업 도시인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의 알래스카 LNG 투자 가능성도 여러 차례 거론해왔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에서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LNG를 포함한 미국산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구매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LNG 시장이 이란 전쟁 여파로 극심한 공급 불안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란의 공습 등 중동 지역 분쟁의 영향으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LNG 수출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두 국가는 전쟁 이전 기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LNG 수입국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는 공급 부족과 급격한 현물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해진 상황이다.
다만 알래스카산 LNG가 당장의 글로벌 공급난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건설에 최대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LNG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공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사진=AP/연합)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을 오랫동안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설리번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전 하원의원 메리 펠톨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알래스카에서 큰 격차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공화당 현역인 설리번 의원과 민주당 후보 간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과 국제 협상을 활용해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리번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알래스카에서 직접 선거 유세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0월 중 알래스카 방문을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에도 인도의 한 대기업이 미국 아이오와주에 150억달러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아이오와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중요한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