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달러지수, 9월 2% 가까이 상승
모건스탠리, ‘달러 약세론’ 철회
▲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방(원화 약세)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다만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화 가치에도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9월 들어 1.9% 상승하며 최근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이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기준금리를 약 1%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75~4.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이날 디트로이트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적시에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최대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하고 견조한 성장을 지원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적시에 복귀하는 뚜렷한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실질적 3인자 역할을 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 날 뉴욕주 버펄로대 연설에서 “경제가 내 전망과 대체로 부합하게 전개된다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도록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9월 인상 이후에도 통화정책이 “다소 완화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TD증권의 자야티 바라드와지 외환전략 총괄은 “달러는 계속해서 미국 경제지표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과 얼마나 차이를 보이느냐가 달러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며, 연준이 현재 시장에 반영된 수준에 근접할 만큼 실제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 월간 상승률 추이(사진=블룸버그)
향후 달러화의 방향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올 하반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우리가 틀렸다"며 “이제 달러화가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가고 2027년까지도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알렉스 코헨 전략가도 “올 연말까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달러화의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던 만큼 추가 강세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일부 기술적 지표를 인용해 달러화가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IBC 캐피탈마켓의 노아 버팜 전략가는 “달러가 지나치게 상승한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시장 예상만큼 매파적이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총괄은 달러가 앞으로도 현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나단 투프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향후 발표되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성장률 지표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매파적인 메시지를 일부 완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궁극적으로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35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중순 1390원선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분기 말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과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9월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엔화가 유일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 수준으로 이달 들어 약 2% 하락했다.
일본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가치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