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강 물결이 작품으로…노들섬 밤 밝히는 ‘빛의 서사시’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2 11:31

1일 개막 앞두고 프레스투어…아카 창·콰이어트 앙상블 작품 공개
2~11일 빛섬축제…수변·공연장·갤러리 잇는 빛과 소리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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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 축제 이름을 새긴 조명과 대형 해치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한강 수면에 비친 레이저는 물결과 바람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철제 와이어 사이로 펼쳐진 빛은 별자리를 연상시키고, 실내 전시장에서는 금속과 유리, 영상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빛을 담아낸다.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개막을 앞두고 노들섬에 들어선 작품들은 자연과 기술, 관람객의 움직임을 하나의 전시로 연결한다.


서울시는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저녁 노들섬에서 프레스투어를 열고 주요 작품을 사전 공개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과 김기라 아트디렉터, 참여 작가들이 축제 취지와 작품에 담긴 의도를 설명했다. 수변에서 시작한 전시는 연결다리와 야외 공간, 노들갤러리, 라이브하우스로 이어진다.


2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빛의 서사시(Rhapsody of Light)'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아 서래섬과 여의도, 뚝섬한강공원에 이어 노들섬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달 18일 개장한 수변문화공간을 배경으로 한강의 물과 공기, 땅과 생명의 에너지를 빛으로 풀어낸다.



김기라 작가는 “한강의 물과 공기, 노들섬의 버드나무를 레이저와 빛으로 표현해 '빛의 서사시'를 구성했다"며 “관람객이 단순히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목소리와 움직임으로 작품과 함께 호흡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외 공간부터 실내 전시장, 라이브하우스까지 활용해 설치작품과 음악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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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선보인 크리에이티브 합의 '빛의 파빌리온'. 형형색색의 조명과 하늘로 뻗는 빛줄기가 노들스퀘어를 밝히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물결에 흔들리는 빛…수변에서 만나는 몰입과 우주

대만 작가 아카 창의 '겹쳐진 몰입'은 한강 수면을 작품의 일부로 삼는다. 레이저가 물에 반사되면서 빛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강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더라도 물결과 바람이 변하면 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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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아카 창(張方禹, Aka Chang)의 대표작인 '겹쳐진 몰입(Multimmersion)'은 자연의 원소와 첨단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여 경이로운 시각적 풍경을 연출하는 대형 오디오·레이저 설치 미술 작품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아카 창은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거대한 공간 안에 빛으로 선을 긋는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레이저로 그린 선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구조를 빛의 조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특징으로 수면의 반사를 활용한 점을 꼽았다.


붉은 원형 이미지에는 관람객이 각자의 해석을 더할 여지를 남겼다. 아카 창은 “보는 사람에 따라 별이나 태양으로 보일 수도 있고, 원 자체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이 이미지가 작품의 일부로 존재할 때 관람객의 상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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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사전 공개된 대만 작가 아카 창의 '파문'. 레이저와 빛·소리·헤이즈를 결합해 관람객이 작품 속을 걸으며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오른쪽은 현장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아카 창. 사진=장혜원 기자

같은 작가의 '파문'은 빛을 바라보는 데서 빛 속을 걷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수변 생태정원에 레이저와 소리, 헤이즈를 결합한 작품으로, 중앙 통로를 걷는 관람객의 위치와 빛까지의 거리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겹쳐진 몰입'에서 물결이 장면을 변화시킨다면 '파문'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이 감상의 조건을 바꾼다.


이탈리아 아티스트 듀오 콰이어트 앙상블의 '창공'은 우주의 현상을 빛과 소리로 옮겼다. 철제 와이어와 레이저로 별자리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구성하고 실제 천문 데이터를 활용한 소리를 더했다. 관람객은 그 사이를 걸으며 빛의 배열과 소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콰이어트 앙상블은 “우주의 한 조각을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며 “관객이 우주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같은 레이저를 사용하면서도 아카 창이 수면의 반사와 관람객의 상상력에 주목했다면, 콰이어트 앙상블은 멀리 떨어진 우주의 현상을 사람이 감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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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사전 공개된 이탈리아 아티스트 듀오 콰이어트 앙상블의 '창공'(위). 철제 와이어와 레이저, 천문 데이터를 활용한 소리로 우주를 표현했다. 아래는 프레스투어에서 작품 설명에 참여한 작가들. 사진=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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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열린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프레스투어에서 아카 창(왼쪽 두 번째)과 이탈리아 아티스트 듀오 콰이어트 앙상블(왼쪽 세 번째·네 번째)이 기자들과 만나 작품의 창작 의도와 표현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다리부터 갤러리까지…섬을 걷는 과정도 전시로

빛을 만나는 여정은 노들섬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시작된다. 크리에이티브 합의 '빛섬 산책로'는 한강대교를 따라 이어지는 약 300m 보행로에 LED와 소리를 배치했다. 노들스퀘어의 '빛의 파빌리온'은 수직으로 뻗는 레이저와 움직이는 조명으로 축제 공간의 입구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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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개막을 앞두고 다채로운 빛으로 물든 서울 노들섬 연결다리. 관람객들이 빛 조형물이 설치된 다리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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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히 빛나는 노들버들>(Luminous Nodeul Willows)은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에서 선보인 국내외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공간실험(Spatial Practice)'의 대표적인 예술 작품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노들섬 연결다리에는 홍범의 '기억의 정원'이 설치됐다. 연작 '기억의 잡초'를 연결다리의 공간에 맞춰 확장한 작품으로, 구조물과 빛·소리를 통해 기억의 변화와 중첩을 표현한다.


공간실험의 '찬란히 빛나는 노들버들'은 버드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따라 레이저가 번지는 구성으로 섬의 식생을 전시 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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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갤러리에서 사전 공개된 김준수 작가의 '영원의 축'(위). 한국의 탑을 금속 구조물과 빛, 움직임으로 재해석한 설치작품이다. 아래는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김 작가. 사진=장혜원 기자

노들갤러리에서는 빛이 조형물과 영상으로 모습을 바꾼다. 정정주의 '빛의 곡선2021'은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과 LED 조명을 결합해 빛을 조각처럼 표현한다.


김준수의 '영원의 축'은 한국의 탑을 금속과 빛, 움직임으로 재해석했다. 최종운의 '우주 너머'는 일상에서 수집한 유리 오브제에 빛을 투과시켜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만든다.


진앤박의 '오딧세이-시간의 궤도에서'는 7채널 영상과 사운드로 사건과 기억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풀어낸다. 6분 길이의 영상이 반복되는 동안 여러 화면에서 색과 도형, 선과 패턴이 움직인다. 관람객은 화면 사이를 오가며 서로 다른 이미지와 소리를 함께 경험하게 된다.


건국대·서울시립대·성신여대 학생들도 참여했다. 목소리를 빛의 변화로 표현한 '말:풍선', 노들섬의 맹꽁이를 형상화한 '노들이의 나들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빛과 소리가 달라지는 '노들의 숨' 등은 섬의 생태와 사람의 참여를 작품으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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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열린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프레스투어 참가자들이 성신여대 조소전공 팀의 '노들이의 숨'을 둘러보고 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빛과 소리가 변화하는 참여형 작품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빛과 음악이 만나는 공연…나눔·주변 상권으로 확장

라이브하우스에서는 미디어아트가 음악과 만난다. 빠키의 '지나온 것들이 연결되는 리듬'은 골목과 시장에서 수집한 이미지와 기억을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로 재구성한 공연이다. 전자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무대는 2·5·7·10일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씨피카는 3·4일 데뷔 10주년 앨범을 바탕으로 한 '올드 판타지'를 선보인다. 무토는 8·9일 '무토 그라운드:노들'에서 거문고와 전자음악에 민요·국악·무용을 더한다. 두 공연도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다.


이번 축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과 연계했다. 토마스 헤더윅이 설계를 맡은 이 사업은 노들섬을 전시·공연·휴식이 어우러지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는 계획이다. 전체 사업은 조성 중이며 이번 축제는 먼저 개장한 수변문화공간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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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사전 공개된 빠키의 '지나온 것들이 연결되는 리듬'. 도시의 이미지와 기억을 AI·디지털 기술로 재구성해 전자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장혜원 기자

관람객의 이동을 위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신용산역·노들섬·노들역·노량진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4대를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여의도 이크루즈 선착장과 노들섬을 오가는 특별유람선도 운영한다. 노량진 만나로 등 주변 상권에서는 서울 로컬브랜드 BC카드 프로모션과 연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9~11일에는 공연과 기부를 결합한 '동행라이트'가 열린다. 9·10일 '빛섬렉처'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항성과 '1분과학' 이재범, 브랜드 컨설턴트 노희영, 물리학자 김범준이 참여한다. 전시 운영시간은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올해 빛섬축제는 노들섬의 자연과 공간을 활용한 세계적 수준의 미디어아트와 공연을 선보이는 동시에, 시민들이 참여와 나눔의 가치를 경험하고 야간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가을밤 한강에서 예술과 기술,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시간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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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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