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텍 2026] 정찰 공백↓, 6G 통신까지…KAI, 표준 위성 플랫폼 활용도 확대

창원=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5 07:36

1994년 다목적 실용 위성 참여서 민간 주도 개발로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우주항공기술대전(AEROTEC 2026)'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서는 초소형 정찰 위성부터 수자원을 살피는 위성, 6G 통신을 검증할 위성까지 소개됐다.


◇ 1994년부터 쌓은 위성 경험…정부 공동 개발에서 민간 주관으로


KAI가 축적한 위성사업 경험은 통합 법인 출범 이전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다목적 실용 위성 1호 개발 참여를 시작으로 아리랑 계열과 정지 궤도 위성 등에서 시스템·본체 역량을 쌓았다. 이후 정부 연구 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아 위성 개발을 주관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했다.



그 전환을 보여주는 사업이 차세대 중형 위성이다. KA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설계팀을 구성해 1호기를 개발하고,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2호기를 주관해 민간 개발·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정부 과제 참여 경험을 독자적인 체계 종합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인 셈이다.


플랫폼을 표준화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임무에 공통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본체와 구성품의 개발 경험을 반복 활용하고 탑재체를 바꾸면 관측 대상과 고객 수요에 맞춰 제품군을 넓힐 수 있다. 전시장에서 선보인 초소형 SAR·차세대 중형 위성·저궤도 통신 위성은 이 같은 전략의 적용 범위를 보여줬다.



전시 안내판은 표준 플랫폼 활용의 목적을 다양한 탑재체를 경제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고객의 임무가 달라질 때마다 위성의 모든 구성품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축적한 기술을 후속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방향이다. 백 부장은 탑재체를 목적에 맞게 개발해 표준 플랫폼에 통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표준화는 모든 위성을 같은 모양이나 무게로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체 기술과 구성품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임무에 맞춰 구조와 탑재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둔다. 국방 정찰과 공공 관측, 통신으로 제품군이 넓어지는 배경이다.


백승명 KAI 우주사업팀 부장은 위성을 임무 장비인 탑재체와 이를 지탱하는 본체·플랫폼으로 나눠 설명했다.


백 부장은 “사각형과 육각형처럼 외형이 달라도 구성품의 호환성을 유지하고 기동성과 추진계 등 임무 요구에 따라 구조를 조정한다"며 “500kg급 표준 플랫폼인 CAS500에는 광학 장비나 C대역 SAR 등을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초소형 SAR 40기로 재방문 주기 단축…0.45m 실험 모드도 탑재


KAI가 실물 크기로 제작한 초소형 SAR 위성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KAI가 실물 크기로 제작한 초소형 SAR 위성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국방 분야에서 우선 강조한 과제는 감시 공백 축소다. 백 부장은 실물 크기의 초소형 SAR 검증 위성 모형을 가리키며 기존 정찰위성 체계를 보완하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기존 체계의 재방문 주기를 약 2시간으로 설명한 그는 초소형 위성 40기가 배치되면 약 28분 간격으로 북한과 한반도 해역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군집 운용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다.


전시된 것은 군집 체계를 구성하기 전 단계의 검증 위성 모형이다. 기존 정찰 위성이 한반도를 다시 방문하기까지 생기는 공백을 초소형 위성들로 좁힌다는 설명이다.


초소형 SAR 검증 위성 안내판의 한글 제원은 중량 약 150kg, 고도 약 500km의 경사궤도다. 백 부장은 고해상 모드 0.5m급과 표준 모드 1m급, 광역 관측 모드를 적용하고, 0.45m급 해상도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 모드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중대형 위성에서 축적한 기술을 소형·경량화하면서 관측 빈도와 영상 성능을 함께 확보하려는 방향이다.


관측 모드를 여러 단계로 구성한 점도 특징이다. 정밀하게 볼 필요가 있는 대상과 넓은 지역을 살펴야 하는 임무에 대응하도록 고해상·표준·광역 모드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KAI 측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초소형 위성 체계 개발 사업을 통해 초소형 SAR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대형 위성에서 축적한 기술을 작은 위성에 적용하면서 소형화·경량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 CAS500-2는 정밀 국토 관측…CAS500-5는 120km 폭 수자원 감시


KAI가 제작한 차세대 중형 위성 2호(CAS500-2)와 5호(CAS500-5)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KAI가 제작한 차세대 중형 위성 2호(CAS500-2)와 5호(CAS500-5)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공공 분야에서는 국토 관리와 재해 대응 수요에 맞춘 제품군을 제시했다. 차세대 중형 위성 2호(CAS500-2)는 중량 약 500kg, 고도 500km의 태양 동기 궤도에서 정밀 지상 관측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크기는 직경 1.86m, 높이 2.89m이며 관측폭은 12km다. 전자 광학 카메라의 해상도는 흑백 0.5m급, 컬러 다중 분광 2m급이다.


차세대 중형 위성 5호(CAS500-5)는 홍수·가뭄 등 수자원·수재해를 관측한다. C대역 영상 레이다를 탑재해 해상도 10m, 관측폭 120km로 넓은 지역을 살피는 설계다. 안내된 중량은 680kg, 궤도 고도는 561km, 임무 수명은 4년이다. 같은 차세대 중형 위성 계열에서도 정밀 광학 관측과 광역 레이다 관측으로 용도를 나눈 것이다.


5호기 안내판에 기재된 크기는 직경 7.2m, 높이 6.7m다. 관측폭은 2호기의 12km보다 10배 넓다. 2호기는 지상을 정밀하게 살피는 데에, 5호기는 넓은 지역의 수자원·수재해를 관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AS500의 '500'이 모든 후속 위성의 실제 중량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소개한 500kg급 표준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되 5호기는 임무에 맞춰 약 680kg으로 제시됐다. 탑재체와 운용 조건에 따라 크기·무게·관측 성능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 본체 넘어 광학 탑재체로…초고해상도 시장 진입 준비


위성 본체 개발에 더해 탑재체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AI는 올해 6월 우주 스타트업 레몬도와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발표에서 중대형부터 초소형까지 플랫폼 제품군을 넓히고 탑재체 기술 내재화를 통해 사업 영역과 기술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내용은 이번 행사 주최 측 자료에도 사업 확장 사례로 소개됐다.


KAI가 당시 제시한 활용 분야는 국방뿐 아니라 재난 대응과 국토관리 등 공공·민간 관측 수요를 포함한다. 기존 위성 플랫폼에 결합할 임무 장비의 선택지를 늘려 고객 범위를 확대하려는 방향이다.


표준 본체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과 탑재체 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전자는 축적한 개발 경험을 여러 위성에 활용하는 데, 후자는 위성의 임무 성능을 좌우하는 장비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


◇ 2030년 6G 통신 위성 목표…항공·방산 사업과의 연계 추진


KAI가 제작한 6G 저궤도 통신 위성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KAI가 제작한 6G 저궤도 통신 위성 모형. 사진=박규빈 기자

관측과 함께 준비하는 시장은 저궤도 위성 통신이다. KAI는 2025년 6월 1840억원 규모의 개발 협약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6G 저궤도 통신 위성 2기의 체계 종합과 본체 개발을 수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회사는 위성 통신을 유·무인 복합 체계(MUM-T)에 활용하고 위성 수출로도 사업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AI는 사업 추진을 위한 KT·KT샛과의 협력도 소개했다. 위성 개발 역량에 통신 네트워크와 위성통신 서비스 경험을 결합해 상용화와 글로벌 사업화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회사가 맡은 범위에는 위성체 개발뿐 아니라 조립·시험·발사도 포함된다.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은 지상망의 한계를 보완하고 국내 기업의 위성 통신 기술·시장 진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사업 추진 계획에서 해상·공중으로 통신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통신위성과 지상국·단말국을 포함한 시범망을 구축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KAI에는 기존 항공·방산 사업과 위성 기술을 연결할 기회다.


이번에 소개한 '6G COMSAT'의 잠정 제원은 중량 약 500kg, 궤도 고도 888km, 임무 수명 3년이다. 모두 미확정 표시가 붙은 개발 제원이다. 여기에는 △사용자 링크 위상 배열 안테나 △디지털 재생형 온보드 처리(OBP) 중계기 △피더 링크 안테나 △위성 간 링크(ISL)용 레이저 통신 장치 등을 탑재한다. KAI는 2030년 발사를 목표로 향후 통신 표준을 고려한 검증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 기반도 확충해 왔다. KAI는 2020년 사천에 우주센터를 구축해 위성 설계와 제작·조립·시험을 한곳에서 수행할 기반을 마련했다. 대형 위성 6기를 동시에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조성한 시설이다. 정부 과제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실제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투자였다.


현장 설명과 사업 계획을 종합하면 KAI의 방향은 표준 본체를 바탕으로 군 정찰, 공공 관측, 통신으로 고객과 임무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앞으로는 초소형 위성의 궤도 검증과 사업 수주, 통신 위성 개발과 탑재체 협력이 각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플랫폼의 공통성을 유지하면서 임무별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 확장의 관건이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