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군집위성 5기 순차 투입…고도 575㎞서 임무 수행
한화, 인력 42명·콘솔 18개 직접 운용…항우연, 관리·감독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서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다만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1기는 분리되지 않았다. 우주항공청은 당초 위성 15기가 모두 분리됐다고 밝혔지만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뒤 큐브위성 분리 수를 9기로 정정했다.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총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직접 운용하며 민간 주도 발사체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다. 다만 발사 운용의 전체 주관은 여전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고 한화의 업무를 관리·감독했다.
누리호 5호기는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륙 약 123초 뒤 고도 67㎞에서 1단을 분리하고, 233초 뒤 고도 224㎞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페어링을 떼어냈다. 이어 약 268초 뒤 고도 277㎞에서 2단을 분리했다.
누리호는 이륙 약 761초 뒤 고도 575㎞에서 3단 엔진 연소를 종료하고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이번 발사의 목표는 고도 약 570㎞의 태양동기궤도였다.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진입한 뒤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NEONSAT)' 2∼6호 5기를 차례로 분리했다. 네온샛 2호는 이륙 약 810초 뒤 가장 먼저 분리됐고, 나머지 4기도 35∼40초 간격으로 누리호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어 기업·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분리 절차가 진행됐으나 10기 가운데 9기만 정상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항공청은 발사 직후 큐브위성 10기가 모두 분리됐다고 설명했지만,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뒤 1기가 분리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 누리호 신뢰성이 더욱 높아져…위성마다 방향 바꿔 분리
이번 발사의 핵심은 위성을 목표 고도에 올려놓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해진 방향과 간격에 맞춰 분리하는 것이었다.
누리호는 먼저 분리한 위성과 뒤이어 나오는 위성 사이의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3단 발사체의 자세를 바꿔가며 네온샛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보냈다. 네온샛 2호와 3호, 5호와 6호를 분리할 때는 60도, 3호와 4호, 4호와 5호 사이에서는 각각 30도씩 방향을 바꿨다.
위성 분리 충격을 줄이기 위한 일체형 클램프 밴드 방식의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도 처음 적용됐다. 모든 위성을 분리한 뒤에는 발사체가 위성들과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공식적인 발사 임무의 핵심 기준은 주탑재 위성 5기를 목표 고도 570㎞에서 오차범위 15㎞ 이내에 투입했는지 여부다. 이전 4차 발사의 허용 오차범위 35㎞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이번에 발사된 네온샛 5기는 초기 교신과 기능 점검을 거쳐 2∼3개월 동안 서로 간격을 벌린 뒤 같은 궤도면에서 운용된다. 내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네온샛 5기가 추가되면 총 10기가 두 개의 궤도면에서 운용되는 군집위성 체계가 갖춰진다.
군집 운용이 시작되면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재난·재해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한 지역을 24시간 이내에 다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와 재난 감시, 국토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관측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다만 발사체가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하는 발사 임무 성공과 위성이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운용 성공은 구분해야 한다. 위성별 첫 교신과 태양전지판 전개, 자세 제어 및 탑재체 기능 점검은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네온샛 초기 교신 결과와 큐브위성 10기의 교신 종합 결과는 오는 13일께 공개될 예정이다.
◇ 한화 42명 투입…콘솔 18개 직접 운용
주목할 대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 확대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구성품 제작과 총조립뿐 아니라 발사 준비와 통제 업무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발사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은 총 42명으로 4차 발사 때의 32명보다 10명 늘었다. 이 가운데 23명은 발사통제센터의 전체 22개 콘솔 중 20개 업무에 참여했고, 18명은 콘솔을 직접 운용했다. 임무지휘센터에는 6명, 발사대에는 10명, 발사체 이송·안전 분야에는 3명이 배치됐다.
4차 발사 당시에는 항우연 연구진이 콘솔을 직접 운용하고 한화 인력이 옆에서 절차를 익혔다. 이번에는 한화가 상당수 콘솔을 직접 조작하고 항우연이 관리·감독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내년 6차 발사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인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접 운용할 예정이다. 설계와 제작, 조립, 시험에 이어 발사 운용 기술까지 민간에 넘기는 누리호 기술이전 과정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의 위성 제작·통신 기술,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 역량과 연계해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과 위성정보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발사통제 콘솔을 직접 운용한 것만으로 독립적인 상업 발사 서비스 역량을 모두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려면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쌓고 발사 비용과 준비 주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재사용 발사체를 앞세워 가격을 낮춘 해외 사업자와의 격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