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경영능력 평가-정의선 ①] 판매 줄었는데 이익은 4배…현대차 ‘질적 성장’의 실체

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2 06:00

2017~2019년과 2023~2025년 비교
판매 7.6% 감소에도 매출 75% 증가…관세 맞은 2025년은 수익성 후퇴
영업이익률 3.55%→7.79%…SUV·제네시스·하이브리드가 수익성 견인
토요타·GM·폭스바겐보다 개선 폭 커…환율·업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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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은 오너 경영인의 성과를 주관적인 인물평이 아닌 공시와 재무자료로 검증하는 '오너 경영능력 평가' 기획을 시작한다. 취임 전후의 성장성·수익성·재무건전성·현금창출력·투자효율·주주가치를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고, 동종업계와 비교해 업황의 영향을 함께 살펴본다.


첫 번째 대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지만 2018년 9월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그룹 경영을 총괄했고, 2019년 3월부터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에 2018년 9월을 정 회장 체제의 출발점으로 보고, 일시적인 변동을 줄이기 위해 2017~2019년과 2023~2025년의 3개년 평균을 비교했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영향이 집중된 2020~2022년은 기준 구간에서 제외하되, 최근 실적에 남아 있는 차량 가격과 환율 효과는 동종업계 비교를 통해 함께 검토했다.


현대차그룹은 별도 지주회사가 없는 비지주회사 체제인 만큼 이번 편에서는 대표 상장사인 현대차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했다. 이후 투자 성과와 재무 부담, 기아·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성과를 차례로 살펴본 뒤 정 회장 체제의 경영 성적을 종합 평가한다. [편집자주]



◇ 판매 7.6% 줄었지만 매출 75%·영업이익 28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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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연결재무제표 및 도매 판매 기준, 3개년 평균. 자료=현대자동차·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차의 2017~2019년 연평균 매출은 약 99조6000억원이었다. 2023~2025년 평균은 약 174조7000억원으로 7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은 약 3조5000억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285% 늘었다. 영업이익 규모가 약 3.9배로 커진 것이다.


수익성 개선도 뚜렷했다. 3개년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산출한 영업이익률은 2017~2019년 3.55%에서 2023~2025년 7.79%로 4.24%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남긴 영업이익이 3.5원에서 7.8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판매량은 반대로 줄었다. 현대차의 연평균 판매량은 2017~2019년 약 451만대에서 2023~2025년 약 417만대로 7.6% 감소했다. 적게 팔고도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과거보다 가격이 높은 차량을 판매하고 대당 수익을 더 남기는 구조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 SUV·제네시스·하이브리드가 바꾼 제품 구성



수익성 개선의 중심에는 SUV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차가 있다. 현대차는 세단과 중저가 차량 중심이었던 제품 구성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와 고급차 중심으로 전환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증가하자 하이브리드 생산과 판매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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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전 차량 라인업. 사진=제네시스

2025년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96만1812대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63만4990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전체 글로벌 판매의 15.3%까지 높아졌다.


북미 시장 확대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현대차의 2025년 미국 도매 판매량은 100만6613대로 처음 10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은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현대차가 내수와 신흥시장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북미·SUV·고급차 중심의 판매 구조로 이동하면서 전체 판매량 감소를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의 경영 성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은 시장 변화를 실제 제품 구성에 연결한 점이다. 전기차 전환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수요 변화에 맞춰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렸다. 제네시스는 독립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현대차의 디자인과 상품성에 대한 시장 평가도 달라졌다. 환율 상승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 경쟁사보다 컸던 이익률 개선 폭


현대차만 수혜를 본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면서 신차 가격과 평균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원화 약세와 물가 상승도 현대차의 명목 매출과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업황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본지는 토요타·GM·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률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다.


토요타의 영업이익률은 회계연도 기준 전기 3개년 평균 8.2%에서 최근 3개년 평균 9.8%로 약 1.6%포인트 상승했다. GM의 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4.3%에서 4.6%로 약 0.3%포인트 개선됐다.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률은 6.2%에서 5.2%로 오히려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개선 폭은 4.24%포인트로 토요타·GM·폭스바겐보다 컸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제약과 신차 가격 상승은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공통으로 작용했다. 같은 환경에서도 현대차의 이익률이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점은 SUV·제네시스·하이브리드 중심의 제품 구성 변화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네 회사의 이익률을 동일한 조건의 수치로 볼 수는 없다. 토요타는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회계연도를 사용해 현대차와 비교 기간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적용 회계기준도 현대차는 K-IFRS, 토요타와 GM은 US-GAAP, 폭스바겐은 IFRS로 다르다. 자동차금융과 프리미엄 브랜드 등 연결 실적에 포함된 사업 구성에도 차이가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25년 포르쉐 제품 전략 조정 등에 따른 손상과 비용 47억유로가 반영돼 영업이익률이 2.8%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비교는 각 회사의 이익률 수준을 직접 평가하기보다, 같은 회사 안에서 전기 대비 수익성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했다. 현대차의 개선 폭이 가장 크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 차이 전부를 정의선 회장의 경영 성과로 귀속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2025년 관세 충격…질적 성장의 지속 가능성 시험대


최근 실적은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아직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현대차는 2025년 역대 최대인 186조25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9.3%에서 2025년 6.2%로 낮아졌다. 미국 관세 부담과 글로벌 판매 인센티브 증가가 고수익 제품 구성의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토요타의 FY2026 영업이익률은 7.4%로 낮아졌고, 폭스바겐그룹의 2025년 영업이익률도 2.8%로 떨어졌다. 2025년 부진에는 현대차의 개별 문제뿐 아니라 관세와 비용 상승, 경쟁 심화 등 완성차업계 전반의 부담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생산을 수요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과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어야 최근의 성과가 구조적인 변화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재무제표상 정 회장 체제의 현대차는 '많이 파는 회사'에서 '적게 팔아도 더 많이 남기는 회사'로 이동했다.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개선 폭도 주요 경쟁사를 웃돌았다. 제품 구성과 브랜드 전략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근거다.


반면 환율과 글로벌 차량 가격 상승이 제공한 우호적인 환경, 관세 충격 이후 낮아진 이익률은 성과의 지속 가능성을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미국 생산시설과 전기차·배터리, 로보틱스에 투입한 자본이 수익과 현금으로 돌아오는지가 정 회장의 다음 성적표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의 이익률 개선 폭이 경쟁사를 웃돈다는 점은 제품 믹스 전환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향후 평가는 북미 현지 생산과 전동화 투자에 투입된 자본이 어느 정도 현금수익률을 만들어내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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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산업부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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