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박정현 의원실.
농어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수산물을 훔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산물 절도 사건은 최근 4년간 1900건 가까이 발생했지만 검거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농·수·축·임산물 절도에 따른 재산 피해액은 지난해에만 154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농산물 절도 사건은 총 189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는 918건으로, 발생 건수 대비 검거율은 48.6%에 머물렀다.
연도별 발생 건수는 2022년 523건에서 2023년 468건으로 줄었다가 2024년 481건으로 소폭 늘었다. 지난해에는 418건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 약 20.1% 감소한 수치다.
검거율은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2년 46.8%였던 검거율은 2023년 45.3%로 떨어졌다. 이후 2024년 50.7%, 지난해 51.9%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발생한 사건 두 건 가운데 한 건가량만 검거된 셈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에서 4년간 244건의 농산물 절도가 발생해 가장 많았다. 전남이 236건으로 뒤를 이었고 충남 194건, 경남 185건, 경북 174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경기남부의 검거 건수는 102건으로 발생 건수 대비 41.8%에 그쳤다. 충남 역시 194건 가운데 97건을 검거해 검거율이 50% 수준이었다.
지역에 따라 발생 추이도 엇갈렸다. 충남은 2022년 71건에서 지난해 31건으로 감소했지만 전북은 같은 기간 21건에서 42건으로 두 배 늘었다. 제주도 23건에서 33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 통계는 경찰 범죄통계시스템에서 절도 수법이 '곳간털이'와 '들걷이'로 분류된 사건을 합산한 것이다. 수산물 절도는 별도 수법으로 분류되지 않아 농·수·축·임산물 전체 절도 발생 건수와는 차이가 있다.
농산물 절도 발생 건수와 달리 농어촌 생산물 전반의 재산 피해 규모는 크게 불어났다. 경찰청이 농산물과 임산물, 축산물, 수산물을 통합해 집계한 피해액은 2023년 72억2605만원에서 2024년 67억3023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153억9570만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약 2.29배로, 증가율은 128.8%에 달한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 피해액은 293억5198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피해는 강원 지역에 집중됐다. 강원경찰청 관할 피해액은 89억4780만원으로 전국 전체의 약 58.1%를 차지했다. 전년 10억2376만원과 비교하면 약 8.7배 증가했다.
경기남부도 피해액이 2024년 3억9644만원에서 지난해 30억2060만원으로 약 7.6배 늘었다. 경북은 7억5546만원으로 집계됐다. 강원과 경기남부 두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액만 119억6840만원에 달했다. 전국 피해액의 약 77.7%가 두 지역에 집중된 것이다.
반면 충남은 2024년 9억4160만원에서 지난해 3억6326만원으로 줄었고, 전남 역시 9억6143만원에서 3억1762만원으로 감소했다.
피해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경찰청이 주관하는 전국 단위 농수산물 절도 특별단속은 최근 3년간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농수산물 절도 대응은 일부 시·도경찰청이 수확철과 농번기에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형사활동 강화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2024년에는 전남경찰청이 10~11월 농축산물 절도 단속을 강화해 8건을 검거했다. 같은 해 경남경찰청은 12건을 검거했으며 제주경찰청도 농번기 예방·검거 활동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전남경찰청이 28건, 경남경찰청이 35건을 검거했다. 두 지역의 특별단속 실적만 합쳐도 63건이다.
박 의원은 개별 지역의 단속 노력만으로는 농어촌 전반의 절도 범죄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낮은 검거율 속에서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산·축산·임산물까지 농어민의 생계 수단 전체가 절도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넓은 농어촌 지역 특성상 범죄 입증과 검거가 어려운 만큼 수확철·농번기 맞춤형 순찰 강화와 전국 단위 특별단속, CCTV 등 방범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