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재계, 3500억달러 투자 이행 선언…미국은 한국의 비관세장벽 해소 요구

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16 09:10

조선·반도체·AI·에너지 등 첨단산업 협력 확대
양국 경제계, 신속한 인허가·비자 개선 공동 건의
美대사 “합의 이행할 때”…한국 내 미국 기업 공정대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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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6차 한미재계회의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경제계가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계획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측은 투자 이행을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접근성과 공정한 대우를 요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조선과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인프라, 에너지, 제약·바이오 등 전략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과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겸 처브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SK·현대차·LG 등 주요 대미 투자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번 총회는 한미 정부가 이달 초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 등을 포함한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경제계 회의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에 배정돼 있다. 나머지 투자도 반도체와 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류진 회장은 정부 간 합의로 투자 틀이 마련된 만큼 실제 사업 추진은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220억달러를 넘어 최근 10년 연평균 수준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에반 그린버그 위원장도 정부 간 합의를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로 전환하는 주체는 기업과 투자자, 근로자라고 밝혔다. 양국 경제계는 미국의 산업 역량 강화와 한국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환경 조성을 양국 정부에 요청했다. 대규모 투자사업의 신속한 인허가와 전문인력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비자제도 개선도 공동 건의사항에 포함됐다.


미국 측은 한국의 투자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스틸 대사는 한미 간 통상·투자 합의를 이행할 시점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접근성과 공정한 대우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시장 진입 제한 등 비관세장벽 개선을 한국 정부에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한국 기업에는 대규모 투자와 조속한 사업 집행을 요구하면서 한국에는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구조가 보다 선명해진 것이다. 향후 양국 협의에서는 미국 내 인허가·비자 문제와 한국 내 디지털·플랫폼·농축산물 관련 규제가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미 경제계는 텍사스 가스발전 사업을 시작으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첨단조선 분야의 후속 투자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AI 인프라, 바이오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공동 연구개발, 현지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실제 투자를 집행하려면 사업성뿐 아니라 인허가 기간과 전문인력 확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투자 규모를 선언하는 단계를 넘어 사업별 투자 주체와 조건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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