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발전소 24억달러 송금 뒤 리스크 심사 도마에
정원 50명 중 18명 공석…알래스카 LNG 수익성도 쟁점
▲박종원 한미전략투자공사 사장이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500억달러(약 46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투자 손실이 정부 재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 데다 법률·재무 전문가와 핵심 임원도 부족해 관리 역량이 충분하냐는 우려가 여야에서 동시에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0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미전략투자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전략투자공사가 국감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큰 쟁점은 첫 대미 투자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의 위험 관리. 미국 텍사스 엔시날에 6472㎿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23억달러다. 전략투자공사는 지난 1일 첫 투자금 24억달러를 미국에 송금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송금 이후에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의가 열렸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사업 선정은 안 하고 나중에 관리만 하느냐"고 따졌다.
대미 투자 사업은 산업통상부 사업관리위원회의 상업성 평가와 공사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위험 평가를 거쳐 재정경제부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 의원은 “공사가 사업성 검토는 산업통상부에, 자금 운용 결정은 운영위원회에 맡기며 책임을 나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종원 사장은 사업 선정 단계에서도 위험을 검토했고 민간 위원들도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계약상 보완 조항과 구체적인 위험 관리 방안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20년간 430억~450억달러 회수 기대
수익성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과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물었다.
박 사장은 계약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 전력 가격과 수요 전망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20년간 430억~450억달러를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익 구조와 위험 분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 손실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투자 실패가 국민 부담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 특별법은 공사가 결산상 손실을 적립금으로 감당하지 못하면 정부가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법률 전문가가 미국 변호사 한 명뿐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렇게 가다가 그냥 우리 대한민국의 3500억달러가 날아간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자체 법률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공백도 도마에 올랐다. 박 사장은 정원 50명 가운데 32명이 근무 중이며 변호사·회계사·재무위험관리사(FRM) 등 전문가는 11명이라고 밝혔다. 전략투자본부장은 임명 두 달 만에 사임했다. 임 의원은 투자 담당 임원과 전략투자본부장, 내부 통제를 점검할 감사까지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확정 발표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도 거론됐다. 배 의원은 미국이 요구하더라도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하다면 공사가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투자공사는 2027년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70억달러 한도의 국가채무보증을 신청했다. 국회 동의 등 절차가 확정되면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양국이 합의한 연간 200억 달러 투자 한도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