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입김’ 논란 번진 국감...은행장 임추위 ‘부담 증폭’

박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0 14:43

금융지주 회장 영향력
임추위 후보 추천 독립성 도마 위

해킹·정보유출에 내부통제 책임론
금감원장 “인선 절차 점검”…당국 압박도 변수

5대 은행장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은행장의 연임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각 금융지주의 후보 검증 과정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독립성과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까지 거론되면서 연임을 앞둔 은행장들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5대 은행장 연임 기준과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지면서 임추위의 독립성과 후보 검증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명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경영성과와 내부통제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 회장 뜻이냐 실적이냐…은행장 연임기준 잣대는

이날 국감에서는 은행장 연임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과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영향력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 은행장에게 영업 실적과 내부 관리, 금융지주 회장의 의중 가운데 무엇이 연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를 물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영업 실적을,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내부 관리를 선택했으며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별도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은행장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금융권의 인식을 지적하며 연임 기준의 객관성을 따졌다. 경영성과와 내부통제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은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취지로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이 후보 결정에 과도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자료 제출 요구 듣는 이찬진 금감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듣고 있다.

임추위의 독립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금융지주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가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후보 선정과 평가 기준이 실제로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다. 형식적인 추천 절차를 넘어 후보 검증부터 최종 결정까지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연말 인선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 있느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법 개정 이전이라도 현재 은행권에서 이뤄지는 인선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성과를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법 개정 이전부터 은행권의 인선 절차를 살펴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지주와 은행의 후보 추천 과정에도 당국의 점검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과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도 국감에서 함께 거론됐다. 사외이사 평가와 이사회 의결이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연말 은행장 인선에서도 임추위와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가 중요해졌다.



◇ 해킹 책임은 누가 평가하나

은행장들의 연임 심사에서는 경영성과뿐 아니라 잇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도 거론됐다. 고객정보 보호와 내부통제 관리가 경영진의 책임과 맞물리면서 사고 대응과 재발 방지 체계 역시 후보 검증 과정에서 살펴볼 사안으로 꼽힌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연임 의사를 묻는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자 정 행장은 연임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감에서는 피해 보상 방침뿐 아니라 정보보호 예산과 경영진의 관리 의무, 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 문제도 다뤄졌다. 이 원장 역시 해킹 사고와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내부통제 관리 의무와 보안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연말 인사는 5대 은행장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은행권 경영진의 연속성과 교체 여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상혁 행장은 3연임 여부를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첫 연임 심사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 평가 기준이 아무리 정교해도 최종 후보군을 추리고 추천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이 남으면 인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임추위 입장에서는 실적과 내부통제 책임을 함께 따져 인선의 근거를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지성 기자 입니다. 금융부 captain@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