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 도로 마비시키는 마라톤…“길을 열어다오”

이상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5 10:00

광역 교통통제 대회 건수 2년 만에 2.2배
시내버스 우회로에 강제 하차, 지각 속출
서울시 장소 사용 승인으로 33억원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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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서울 도심 곳곳이 마라톤 코스로 바뀌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 도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 연합뉴스

주말마다 서울 도심 곳곳이 마라톤 코스로 바뀌면서 대중교통 이용객과 운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달리기 유행 속에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대회가 우후죽순 늘어 도로 통제가 일상이 된 탓이다.


23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서울경찰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 36개에 따른 시내버스 우회 노선 누계는 143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666개 노선(17개 대회)보다 115.8% 증가한 수치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관리하는 출발·도착지의 마라톤 대회 장소 사용 승인은 2024년 53건, 2025년 94건, 올해 6월 117건으로 2년 만에 2.2배가 됐다.



민원도 급증했다. 서울시에 접수된 마라톤 관련 교통 혼잡 민원은 2022년 69건에서 2023년 498건, 2024년 461건으로 뛰었고 대다수는 교통 통제에 대한 불만이다.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지난 11일 공동 주최한 '2026 서울달리기' 대회에는 1만2000명이 참가해 서울광장에서 종로, 숭례문, 을지로, 청계천 일대를 달렸다. 오전 5시 30분부터 11시 10분까지 일대가 통제됐고 시내버스 91개 노선과 마을버스 2개 노선이 임시 우회했다.




◇종로·을지로 일대 일방적 점거


일주일 뒤인 18일에도 아시아투데이와 한국마라톤연맹이 주최한 '2026 아시아 오픈 마라톤'에 약 1만4500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뛰었다. 광화문과 종로·을지로·청계천 일대가 오전 5시 30분부터 11시까지 마비됐다. 버스를 탄 시민들은 강제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야 했고, 목적지에 지각하는 피해를 입었다.


서울시의 관리 책임도 논란이다. 서울시는 마라톤 대회 장소 사용을 승인하고 관련 수입을 거두지만, 마라톤 개최 자체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승인 대상이 아니며 도로 교통 통제는 경찰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의원은 서울시가 장소 사용 승인으로 최근 5년간 약 33억원의 수입을 거두면서 시민 불편 관리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가 평상시 공원 관리 인력까지 대회 지원 인원으로 집계해 실제 투입 인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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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경찰청

서울시는 올해 1월 '서울시 주최·후원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을 보여주기식으로 마련했다. 교통 통제가 따르는 대회는 출발 시간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앞당기고, 광화문광장 1만5000명 등 장소별 참가 인원 상한을 지키며 소음을 65㏈ 이하로 관리하도록 했으나 미봉책이었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대회뿐이다.



◇중앙부처 후원 대회는 직접 관리 어려워


서울시가 자체 후원 대회를 줄이는 사이 중앙부처 후원 대회는 오히려 늘었다. 서울시는 중앙부처와 경찰에 공문을 보내 후원 자제와 교통 관리 강화를 요청했고, 대규모 도로 행사에 허가제를 도입하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건의했다.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구성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노상 경기를 열려면 관할 경찰서장의 도로 사용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달리기 인구가 늘며 시민 불편이 크다"고 밝혔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서울시 결정을 따르기만 한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라"고 요구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필요하면 주최 측이 민간 보안업체를 쓰게 하라"고 했다. 이에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건강 증진과 취미라는 미명 하에 수백만 시민이 이용하는 도심 도로가 마비되는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치구별 연간 통제 횟수 제한과 코스 분산 같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가이드라인의 효과는 통제 시간, 우회 노선 수, 통행속도, 민원을 함께 분석해야 평가할 수 있다. 장소 승인과 도로 통제 협의, 버스 우회, 민원 대응을 대회 전체의 교통 영향을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대회 장소를 한강공원으로 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도로 통행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참가자들이 달릴 공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진선미 의원은 “한 대회로 인한 통제는 몇 시간이지만 같은 도로에서 반복되면 시민에게는 매주 겪는 불편이 된다"며 “서울시와 경찰은 개별 대회의 교통 대책뿐 아니라 지역별 연간 통제 횟수와 버스 우회 현황을 함께 살펴 특정 지역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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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정치경제부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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