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시장개척단, ‘511만 달러’ 내세우기 앞서 계약 이행 밝혀야

손중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5 14:32

자료에 명시된 계약은 17만5천달러…300만달러는 기업의 향후 전망


사업비·협약 이행률 제시 없어…“지방정부 보증" 표현도 범위 명확히 해야




1

▲칠곡군 말레이시아 시장개척단에 참가한 에스디넥스피어의 배선봉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현지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김재욱 칠곡군수(가운데)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칠곡군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칠곡군이 말레이시아 시장개척단의 수출계약과 업무협약 체결을 성과로 제시했지만, 정작 사업의 실효성을 판단할 예산과 후속 거래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확정 계약, 업무협약, 기업의 장기 전망까지 성격이 다른 수치를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행정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칠곡군과 경상북도경제진흥원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지역 중소기업 10개사를 말레이시아에 파견했다.



참가기업들은 현지 바이어와 수출상담 80건을 진행하고, 총 511만달러 규모의 업무협약 10건을 체결했다.


반면 제공된 자료에 구체적인 수출계약으로 명시된 실적은 에스디넥스피어가 현지 업체 3곳과 체결한 17만5천달러다.


자료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계약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핵심은 511만달러의 실체다. 업무협약에 구매 의무가 있는지, 발주 시기와 물량이 정해졌는지, 실제 계약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제시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이 빠진 협약 총액만으로 수출 성과를 평가할 수는 없다.


상담 횟수 역시 바이어의 구매 의사와 후속 거래 가능성이 확인돼야 의미를 갖는다.


에스디넥스피어가 제시한 '향후 3년간 최소 300만달러 수출'도 현재 확보된 계약이 아니라 회사의 예상이다.


연도별 발주 계획이나 추가 계약 근거는 제공된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기업의 기대를 행정지원의 성과처럼 받아들이지 않도록 발표 단계부터 확정 실적과 전망을 분리해야 한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를 기술력으로 넘어섰다'는 평가도 검증이 필요하다.


현지 업체들이 기존 제품을 에스디넥스피어 제품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설명은 있지만, 가격과 성능 비교자료나 교체 물량, 반복 구매 조건은 제시되지 않았다.


첫 계약은 의미 있는 출발이지만, 그것만으로 지속적인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재욱 군수가 바이어들에게 전달했다는 '지방정부가 보증하는 우수기업'이라는 메시지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을 추천한다는 뜻인지, 별도의 심사와 인증을 거쳤다는 의미인지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제품 품질과 납품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려는 표현이라면 그 판단 기준도 설명해야 한다.


행정기관의 신뢰를 기업 홍보에 사용하는 만큼 표현의 무게에 걸맞은 근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업비가 빠져 있다. 이번 자료에는 총사업비와 세부 집행 내역, 기업별 지원액이 제시되지 않았다.


참가기업 선정 기준과 신규 참여기업 비중도 확인되지 않는다.


지원 비용을 알아야 계약 성과와 비교할 수 있고, 선정 과정을 알아야 지원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


과거 참가기업의 사례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대양산업은 2023년 베트남 시장개척단에서 만난 바이어와 지난 9월 5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는 장기적인 교류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개별 성공 사례만으로 전체 사업의 효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같은 해 참가기업 가운데 실제 수출에 성공한 기업은 몇 곳인지, 협약 중 계약으로 이어진 비율은 얼마인지 함께 공개해야 한다.


대양산업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약 95%, 농부플러스가 10%라는 설명 역시 해당 기업의 현황이다.


이를 시장개척단의 지원 효과로 평가하려면 참여 이전과 이후의 수출액, 개척단을 통해 확보한 신규 매출을 구분해야 한다.


김 군수는 “당장의 계약 실적뿐 아니라 현지 바이어와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성과 공개도 행사 종료 시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칠곡군과 경상북도경제진흥원은 6개월·1년 단위로 협약의 계약 전환 여부와 실제 선적액, 수출대금 회수 실적을 확인하고 지원 예산과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성사되지 않은 협약도 원인을 분석해야 다음 지원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정책일수록 성과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


511만달러라는 협약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얼마의 수출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행정지원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다.


칠곡군은 기대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결과를 검증할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손중모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손중모 기자 입니다. 전국부 jmson220@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