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규제…투기 잡으려다 지방 소멸 부추기나

송윤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26 23:03

전문가들 “임대주택 줄고 수도권 수요 집중…국가균형발전에도 역행”
토허구역 거래량 38.3% 줄었지만 가격 하락은 4.3% 그쳐

서울 아파트값 2주째 상승폭 확대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북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한 실거주 의무 규제가 오히려 수도권으로 주택 수요를 집중시키고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거래를 제한하는 데 그칠 뿐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지방의 주택 활용을 가로막고 임대료 상승을 부추겨 국가균형발전에도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자유기업원이 공동 주최한 '누구를 위한 실거주 의무인가' 정책 세미나에서는 실거주 의무 규제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거주 의무 규제는 시장실패라고 생각하는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것이 결국은 정부 실패로 귀결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실거주 의무를 강제하니 비수도권 거주자들도 임차인을 내보내고 그 집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해 서울로 수요가 집중하게 된다"며 “임대주택들은 점점 감소하고, 임대료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거주 의무 규제는 서울로 수요를 집중하는 효과를 낳아 투기 규제라는 본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부작용은 커진다는 지적이다.



규제로 인해 지방도 전세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방은 빈집이 많은데 살 사람이 없다"며 “수도권에 있는 투자 수요자들이 사줘야 하는데 주택 수 규제와 실거주 의무 때문에 지방 집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있는 집을 활용하지 못해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집이라는 제한된 재화를 비워두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세입자가 거주를 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임대주택을 강남에 제공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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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자유기업원이 공동 주최한 '누구를 위한 실거주 의무인가'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송윤주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는 허가구역 내 거래량은 크게 감소시켰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적게 감소했다. KDI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0년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잠실·삼성·대치·청담지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교지역 대비 허가구역 내에서 38.3% 거래량이 감소했고, 가격은 4.3% 감소했다.


전세를 낀 매입과 투자 목적 거래가 제한되므로 단기 수요와 거래량 감소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동시에 인근 비규제지역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풍선효과도 확인됐다.



거래량 감소를 곧 정책의 성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박유석 한국부동산학회 이사는 “모든 거래가 투기적 거래는 아니"라며 “가격이 일부 안정됐더라도 거래·이동·임대시장에 발생한 비용이 더 크다면 정책의 순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거주 의무가 폐지된다면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소장은 “시장에 자극을 주는 것이 가장 좋지 않다. 반도체 호황의 영향으로 반도체 벨트의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사내대출이 언제든 막힐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거주 의무가 폐지된다면 1~2달 동안은 가격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엔 사람들이 '굳이 지금 사야하나'라는 생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기능을 믿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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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윤주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s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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