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호반그룹 “한진칼 최대 주주로 파악”…지분 확대에도 “경영권 인수 논의 없다”

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2 15:38

추가 매수 후 10월 중 기업 결합 신고…정확한 지분율 공개 유보
“항공·여행·물류 성장성에 투자…“이사 추천·의결권 협의 無”
한진그룹 “취득 규모 확인 중”…한진칼, 늦어도 12월 1일 재공시
최대 주주 변경과 경영권 확보는 별개…공정위 신고도 법정 절차

호반·한진칼 CI

▲호반·한진칼 CI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최대 주주에 오른 것으로 판단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 결합을 신고했다. 다만 투자 목적은 여전히 단순 투자이며 경영권 인수를 논의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정확한 지분 현황을 확인한 뒤 최대 주주 변경 여부를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추가 취득에 따라 지난 10월 공정위에 기업 결합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대 주주가 된 것으로 파악해 신고를 넣었다"고 말했다.



호반 측은 이날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최대 주주 등극과 기업 결합 심사 관련 내용도 전반적으로 사실 관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헤럴드경제는 호반이 장내 매수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 약 20.6%를 소폭 웃도는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호반그룹 관계자는 지분율에 대해 “구체적인 신고 날짜와 현재 계열사 합산 지분율은 공시 사항이어서 지금 밝힐 수는 없다"며 “한진칼 측의 공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이 한진칼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은 2022년이다. 당시 사모 펀드 KCGI의 보유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일부 지분을 처분하기도 했지만 2023년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팬오션 보유 지분을 사들이는 등 다시 지분을 늘렸다.


올해 6월 말 기준 조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은 20.57%, 호반 측은 19.83%였다. 호반건설이 7월 10일 제출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에서는 계열사 합산 지분이 20.15%로 올라갔다. 조 회장 측의 6월 말 지분과 비교한 격차는 0.42%포인트였다. 이후 추가 매입으로 이 차이를 넘어섰다는 게 호반 측 설명이다.


한편 한진그룹 관계자는 본지에 “호반이 지분을 얼마나 취득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해야 최대 주주 변경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반의 추가 취득분과 다른 주주들의 보유 현황을 같은 시점 기준으로 대조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진칼은 이날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12월 1일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6.05%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격 회사다. 최대 주주 지위가 그룹 지배 구조와 맞닿아 있는 만큼 호반의 투자 목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항공·여행·물류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한진칼의 기업 가치와 제반 재무 사항을 고려한 단순 투자에서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한진칼이나 다른 주주와 이사 추천 또는 의결권 공동 행사를 협의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현재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경영권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향후 주주권 행사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주주 총회 당시 상황을 언급하면서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기업 결합 신고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결합 신고는 투자 목적과 별개로 법정 요건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정 규모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상장 회사 지분 15% 이상을 취득하면 신고 대상이 된다. 이미 해당 기준 이상을 보유한 기업도 주식을 추가 취득해 최다 출자자가 되면 다시 신고해야 한다.


호반은 2022년 한진칼 지분을 처음 15% 이상 확보했을 때도 공정위에 신고해 승인을 받았다. 당시에는 지분율 기준을 넘은 데 따른 신고였다면, 이번에는 최다 출자자가 됐다고 판단해 절차를 밟았다는 차이가 있다.


공정위는 해당 주식 취득에 따른 지배 관계와 경쟁 제한 가능성을 심사한다. 지분율과 주주 간 관계, 임원 겸임 여부, 기업 간 거래·자금 관계 등이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호반 관계자 역시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심사받기 위해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기업의 주식 취득은 원칙적으로 사전 신고 대상이지만 정규 시장에서 경쟁 매매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취득 후 30일 이내 사후 신고가 가능하다. 기업 결합 심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신고일부터 30일이며,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자료 보완에 걸리는 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된다.


양 그룹은 호텔·리조트 등 일부 사업이 겹치지만 주력 사업의 성격은 달라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시장 획정과 경쟁 영향에 대한 최종 판단은 공정위 심사를 거쳐야 한다.


기업 결합 신고 사실만으로는 '단순 투자' 공시가 부적정하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생겼는지, 이에 맞춰 보유 목적 변경 보고를 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안내에 따르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경영권 영향 목적이 있다면 보고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지분을 추가 취득하거나 주주 총회에서 단순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영권 영향 목적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호반그룹 측은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늘거나 투자 목적이 바뀌는 경우 등을 공시 사유로 들었다. 한진칼의 최대 주주 변경 공시와는 별도로 호반에도 대량 보유 관련 보고 의무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최대 주주 변경이 공식 확인되더라도 한진그룹 경영권이 곧바로 호반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조 회장 측에는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JV)를 운영하는 델타항공이 주요 우군으로 꼽힌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은 14.90%다. LX판토스·GS리테일 등 5개사와 대신·유진 사모 펀드도 우호 주주로 거론된다. 최근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일본항공(JAL) 역시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지분을 조 회장과 특수 관계인 지분에 더하면 과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경영권 구도는 보유 지분 순위뿐 아니라 주주 총회에서 확보하는 지지와 이사회 구성, 호반의 실제 주주권 행사 방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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