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항공보안공단 재원 마련 ④] 항만에서 찾은 해법…법률부터 요율까지

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4 15:00

선박·여객·화물별 부과 단위 구분…이용 형태에 따른 비용 배분
경비 계약금액에 교육비 합산…현장 전문성 높일 투자 근거 마련
기준 이하 요금은 관계 기관 협의 생략…개별 승인 절차는 유지
기존 경비료 납부자 면제 규정…중복 부담 막고 대납 경비 보전

선박·여객·화물에 비용을 배분하는 항만 보안료 체계를 표현한 이미지. 일러스트=박규빈 기자

▲선박·여객·화물에 비용을 배분하는 항만 보안료 체계를 표현한 이미지. 일러스트=박규빈 기자

[편집자 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해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가칭 항공보안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본 기획은 기자가 올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공항의 재무 구조와 비용 분담, 해외 공항·항만 제도를 분석하고 재원 조달과 입법 과제를 5회에 걸쳐 짚는다.


보안 인력과 장비에 들어가는 돈을 이용자에게 별도로 걷는 제도는 국내 항만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다. 선박과 여객, 화물에 적용되는 항만시설보안료다. 공항 보안 수수료를 논의할 때 해외 공항뿐 아니라 국내 항만의 법률과 요금 산정 체계를 함께 살펴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연구는 항만 분야를 공항 보안 재원 설계의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징수 권한을 법률에 두고, 회수할 비용과 부담 주체를 구분하며, 원가 산정과 승인 절차를 구체화한 구조에 주목했다. 국내 교통 분야에 이미 마련된 비용 회수 체계를 공항 제도 설계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 보안 의무에 맞춰 비용 회수 근거도 마련


항만 보안의 국제적 기반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 선박 및 항만 시설 보안 규칙(ISPS Code)이다. 2004년 7월 발효된 이 체계는 정부와 항만, 선사 등이 보안 위협을 평가하고 예방 조치를 이행하도록 요구한다. 국제적 보안 의무를 수행하려면 경비 인력과 출입 통제, 시설·장비 등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국내 '국제항해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법률' 제42조는 항만시설소유자가 경비·검색 인력과 보안 시설·장비 확보 등에 필요한 비용을 해당 시설 이용자에게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징수요율은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보안 의무의 이행과 비용 회수의 근거가 연결된 형태다.


논문은 국제 보안 의무를 국내 법령과 요금 체계로 구체화한 항만의 경험에 주목했다. 보안 수준을 유지할 의무와 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권한을 함께 규정했다는 점에서 공항 수수료 입법의 선례로 제시했다.


◇ 선박·여객·화물, 이용 방식에 따라 다른 부과 단위


해양수산부의 항만시설보안료 징수방법 및 징수요율 산정 등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해양수산부의 항만시설보안료 징수방법 및 징수요율 산정 등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해양수산부 고시는 항만 보안료를 선박과 여객, 화물에 나눠 적용한다. 2026년 5월 시행 고시의 상한 기준은 선박의 경우 총톤수 기준 톤당 5원, 출항 여객은 1인당 200원이다. 컨테이너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를 뜻하는 1TEU당 145원, 일반 화물은 톤당 7원으로 정했다.



실제 징수액은 고시의 상한과 적용 대상, 면제 조건을 토대로 개별 승인 요율에 따라 정해진다. 법률의 징수 근거를 구체적인 요금표와 승인 절차로 연결한 체계다.


부과 단위가 나뉘어 있다는 점은 공항 분야에도 시사점을 준다. 선박의 시설 이용과 여객 검색, 화물 관리는 서로 다른 업무량과 비용을 발생시킨다. 항만은 이를 총톤수와 인원, 물동량 등 각 서비스의 이용을 나타내는 단위로 구분했다. 비용 회수 대상을 여객 한쪽에만 두지 않은 구조다.


공항에 적용한다면 여객 검색과 항공기 관련 공통 보안 업무, 화물 검색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논문은 이처럼 이용 주체와 서비스에 따라 비용을 나누는 구조를 여객·항공사 이원화 모델의 근거로 제시했다. 항공 분야의 구체적인 부과 단위는 해당 보안 업무와 원가에 맞춰 정하는 방식이다.


◇ 교육비도 보안 원가에 반영…현장 투자 기반 마련


항만 고시는 인력과 시설·장비에 드는 비용을 산정하는 기준도 제시한다. 경비 계약금액에 일정 범위의 교육비를 합산하는 방식 등을 통해 원가에 어떤 지출을 인정할지 규정한다. 이는 항만 운영자가 보안료에 아무 비용이나 포함하는 것을 막고 필요한 비용의 범위를 설명하는 장치다.


고시는 경비 계약금액의 5% 범위에서 산정한 교육비를 인건비에 합산하도록 정한다.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원가 산정에 반영할 근거다. 논문은 이를 참고해 항공 분야에서도 현장 종사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비용을 적정 원가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의 제안은 보안 인력을 유지하는 비용과 역량을 높이는 비용을 함께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다. 교육을 부수적인 지출로 취급하지 않고 검색 업무의 전문성을 뒷받침할 투자 항목으로 인정하자는 취지다.


공항이 참고할 부분은 교육을 현장 보안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으로 명확히 인정하는 구조다. 필요한 훈련 내용을 정하고 인력 규모와 교육 방식에 맞춰 적정 비용을 산정하면 요금 협의에서도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교육 예산의 확보와 집행 성과를 함께 점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


시설·장비 비용도 실제 취득과 유지·관리, 사용 기간을 근거로 계산해야 한다. 논문은 항만의 원가 산정 방식을 참고해 공항 보안 장비의 유지·보수와 감가상각 기준을 구체화할 것을 제안했다. 장비 구입비를 한 번에 회수하면서 같은 자산의 감가상각비까지 중복 반영하는 일이 없도록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 기준 요율 이하 협의 간소화…요금 조정의 예측 가능성


항만 보안료는 사전에 정한 기준을 활용해 행정 절차를 조정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법률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요율을 승인할 때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협의하도록 하면서, 승인하려는 요율이 고시 기준 이하이면 이 협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요율 승인은 유지하면서 기준 이하의 경우 관계 기관 협의를 간소화하는 방식이다. 논문은 이러한 구조를 공항 분야에도 참고해, 미리 정한 원가·요율 기준 안에서 필수 비용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요금 조정의 예측 가능성은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중요하다. 보안 장비 교체와 인력 교육은 미리 계획해야 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사업자도 요금 변화를 예산과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 조정 기준과 시점을 알 수 있으면 비용 증가가 누적된 뒤 한꺼번에 요금을 올리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중복 부담과 징수 대행 비용까지 함께 다뤄


항만 고시는 '항만공사법'에 따라 경비료를 납부한 자에 대한 보안료 면제도 규정한다. 기존에 부담한 비용과 새로 청구하는 비용의 관계를 정리하는 장치다. 공항에서도 기존 부담과 새 수수료의 관계를 정리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규정이다.


공항에서도 기존 사용료에 어떤 보안 비용이 들어 있는지 확인한 뒤 새 수수료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 기존 요금을 유지한 채 보안 명목의 부담만 더하면 같은 서비스에 두 번 비용을 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용을 분리하는 작업과 기존 요금을 조정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부과 단위를 나누는 것과 원가를 중복 회수하는 것도 구별해야 한다. 선박과 화물에 각각 요금을 매기더라도 각 요금으로 충당하는 비용의 범위와 총액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공항의 여객·항공사 분담 역시 전체 원가를 먼저 확정하고 이를 배분하는 순서가 필요하다. 같은 검색망의 전체 비용을 양쪽에 각각 전액 청구하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법률은 해상 운송 사업자 등이 이용자의 보안료를 모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대납에 드는 경비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뒀다. 보안료를 징수하는 행정 업무 자체에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제도에 반영한 것이다. 공항에서도 항공권 발권과 환불, 정산 업무에 드는 비용을 산정하는 참고 사례가 된다.


항만 모델의 가치는 보안 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징수 근거와 비용 산정, 부과 단위, 승인 절차, 면제와 대납 업무를 함께 규정한 구조에 있다. 공항에 필요한 제도도 이러한 항목을 빠짐없이 갖춰야 이용자 부담과 안정적인 보안 재원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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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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