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앞 회견…“가족수당 기본급 포함여부 때문”
임금체계 단순화한 한전 등 6개사 중심 문제 제기
▲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이 개최한 '공공기관 자녀수당 차별 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철호 전력노조연맹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연맹 관계자들이 차별 시정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승현 기자
과거에 임금체계를 단순화한 일부 전력공기업들이 지난 2024년 신설된 공무원 자녀수당을 적용받지 못하는 실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공공기관 자녀수당 차별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차별 시정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맹은 과거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 정책에 따라 가족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한 일부 전력공기업들이 현재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정책에 따른 자녀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4년 정부는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총인건비 인상률을 산정할 때 공무원 자녀수당을 빼는 방향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을 개정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한전원자력연료 등 전력공기업 6곳은 과거에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며 가족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해 자녀수당을 신설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공공기관 임금체계 단순화 등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노동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출산‧양육지원 혜택이 제공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전력연맹의 입장이다.
최철호 전력산업노조연맹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가 또 다른 정부 정책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더욱이 이러한 기준은 과거 가족수당과 현행 자녀수당의 정책적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공무원 수준의 자녀수당이 첫째 월 5만원, 둘째 월 8만원, 셋째 이후 월 12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 자녀를 양육하는 노동자 기준으로 수당 격차가 연간 최대 300만원 발생한다고 계산했다.
최 위원장은 “같은 공공기관 노동자로서 동일하게 자녀를 양육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경제적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과거 임금체계 개편 이후 입사한 노동자들은 자신이 관여하지도 않은 과거의 결정 때문에 현재의 정책적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가족수당 기본급화 이력만으로 자녀수당 신설과 지급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기준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며 "공무원 수준의 자녀수당을 새롭게 신설하는 기관에도 총인건비 인상률 산정 제외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를 향해서는 이번 사안의 차별성을 조사해 공공기관 노동자 간 불합리한 차별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정 권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력공기업 6곳의 노동자들을 대표해 차별 시정 진정을 제기한 김진영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입사 시기만을 이유로 임금을 달리 지급한 사건에 차별을 인정하고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며 “인권위가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기본급과 이력만으로 자녀 수당을 막는 운용 기준을 고치도록 권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4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최철호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전력노조연맹 관계자들이 공공기관 자녀수당 차별을 시정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하기 직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