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롯데쇼핑, 땅값만 올랐지 이익을 못낸다…38조 자산 쥐고도 시총은 겨우 2조[低PBR해부]

최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4 16:42

롯데쇼핑, 저PBR 기업 명단에 이름 올려…0.17배

낮은 자본효율에 백화점 쏠림·차입 부담 겹쳐

증권가 “손실 사업 정상화·빚 줄이기가 관건”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쇼핑

한국거래소가 2일 처음 공개한 저PBR 기업 명단에 롯데쇼핑이 이름을 올렸다. 유통 대기업 가운데서도 장부가치 대비 주가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거대한 점포 자산을 갖고 있지만 그 자산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적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익은 백화점에 쏠려 있고 무거운 차입 부담이 그마저 깎아 먹는 데다, 토지 재평가로 장부가치만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손실 사업부를 정상화하고 차입금을 줄여야 할인 폭이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7배로, 유가증권시장 내 같은 업종(자유소비재) 하위 25% 기준선인 0.27배에 크게 못 미친다. 자산총계가 38조원에 이르지만 시가총액은 2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자산은 무겁고 이익은 얇다

PBR은 주가를 장부상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순자산에 비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적을수록, 즉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을수록 PBR도 낮게 매겨지는 경향이 있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저평가 핵심을 '낮은 자산 수익성'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자료=롯데쇼핑 사업보고서, 미래에셋증권]

▲롯데쇼핑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자료=롯데쇼핑 사업보고서, 미래에셋증권]

롯데쇼핑 이익은 자산 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37조9103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5470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516억원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롯데쇼핑의 ROE를 지난해 0.3%, 올해 1.9%로 추정했다. 주주가 맡긴 자본 100원으로 1년에 2원도 벌지 못한다는 의미다.



투하자본이익률(ROIC) 역시 지난해 2.1%, 올해 2.6% 수준이다. 이는 회사가 투입한 자본 중 2% 수준만 실질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다.


장부상 순자산이 불어난 점도 PBR을 끌어내렸다. 롯데쇼핑은 2024년 보유 토지를 취득 당시 가격이 아닌 현재 가치로 다시 평가하는 방식으로 회계 기준을 바꿨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토지 장부가는 8조2689억원에서 17조6649억원으로 늘었고, 2025년 말 재평가잉여금은 7조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은 그대로인 채 순자산만 커지면 ROE와 PBR은 함께 낮아진다.


김나미 연구원은 “PBR 평가의 핵심은 자산의 이익 창출력"이라며 “재평가된 토지·건물 등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롯데쇼핑은 장부가치 대비 낮은 주가만으로 투자 매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24년 토지 재평가를 하면서 부채 비율이 180%에서 120%대로 떨어졌다"며 “분모에 자본이 늘어나면서 PBR도 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실현을 위해 영업 부문마다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 홀로 벌고, 이자가 이익을 삼킨다

롯데쇼핑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자료=반기보고서]

▲롯데쇼핑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자료=반기보고서]

수익 구조도 한쪽으로 쏠려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외 백화점 순매출은 연결 매출의 약 25%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109억원으로 연결 이익의 91%를 차지했다. 반면 2분기 국내 할인점은 402억원, 컬처웍스 137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하이마트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90.7% 줄었다. 백화점이 번 돈을 다른 사업부가 깎아 먹는 구조다.


차입 부담은 남은 이익마저 갉아먹는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899억원이었지만 순이자손익은 -1114억원이었다. 리스를 포함한 순차입금은 2분기 말 약 11조9700억원이다. 영업으로 번 돈보다 이자로 나간 돈이 더 많았던 셈이다.


자회사가 번 돈이 롯데쇼핑 주주에게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점도 걸림돌이다. 롯데쇼핑의 연결 실적에는 우리홈쇼핑, 롯데하이마트 같은 자회사의 이익이 모두 합쳐진다. 하지만 롯데쇼핑 주주의 몫은 회사가 가진 지분만큼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지분율은 53.5%로, 홈쇼핑이 100원을 벌면 46.5원은 다른 주주(비지배지분)에게 돌아간다. 하이마트도 이익의 34.7%가 다른 주주 몫이다.


이 차이는 2분기 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분기 연결 순이익은 146억원으로 흑자였지만, 이 가운데 175억원이 비지배지분 몫으로 빠져나갔다. 그 결과 롯데쇼핑 주주에게 돌아가는 지배주주순이익은 2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장부상으로는 흑자를 냈지만 롯데쇼핑 주주 입장에서는 손실을 본 셈이다. ROE와 주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도 이 지배주주순이익이다. 김나미 연구원은 “홈쇼핑·하이마트·해외 법인의 손익 배분에 따라 (지배주주 몫이) 변동할 수 있어 분기마다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손실 사업 정상화·차입금 축소·자산 정리해야

증권가에서는 비백화점 사업 손익 개선이 선행되어야 PBR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44.3%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며 증익분의 31%가 비백화점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 홈플러스 폐점 반사이익으로 할인점이 흑자로 돌아서고, 홈쇼핑이 건강기능식품·뷰티 중심 편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김나미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가 상쇄에서 기여로 돌아선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목표 PBR은 0.22배(목표주가 11만9000원)다. 추가 재평가 조건으로 △국내 할인점 흑자가 경쟁사 재개장 이후에도 연간 이익으로 유지되거나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와 리스 지급을 충당한 뒤 순차입금이 의미 있게 줄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익 개선이 현금으로 바뀌어 빚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저수익 자산 정리도 과제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9일 부산 센텀시티점을 신세계백화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매각 대금을 2000억~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재평가잉여금은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없지만 토지를 처분하면 이익잉여금으로 옮겨져 배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부 속 땅값이 매각을 거쳐 현금과 주주환원 재원으로 바뀔 수 있는 구조다.


주주환원 약속은 올해로 시한을 맞는다. 롯데쇼핑은 20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4~2026년 주주환원율 35% 지향, 최소 주당배당금 3500원을 내걸었다. 2025년 주당배당금은 4000원으로 연결 배당성향이 219.3%에 달했다. 이익이 적어 배당이 순이익을 웃돈 것이다. 2027년 이후 새 계획이 배당 규모를 넘어 ROE 같은 자본 효율 목표를 담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24년도에 유통업계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하고 매년 밸류업 이행 공시를 발표했다"면서 “내년부터 PBR 개선 계획도 보강해서 공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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