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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후단협’ 이후 최대 위기…임기 완주도 불투명

이상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1.05 14:02

18년 야인 거쳐 민주당 대표 올랐지만 ‘절체절명’
공언했던 ‘신천지 3자 비밀연합’ 증거 못 찾아 사과
조국혁신당과 합당 전당대회 시 조기 낙마할 수도

생각에 잠긴 민주당 김민석 대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발(發) '신천지 의혹' 자충수에 여야 안팎 사퇴 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년 만에 다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대표 경선에서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긴 세월 힘들었지만 견뎌낸 저 자신에 울컥합니다"라고 말했다. 30대 초반에 최연소 국회의원이 되면서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황태자'로 불리다 한순간의 선택 탓에 18년 야인으로 살아야 했던 한 정치인의 소회였다.


김 대표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이 일자 이회창 후보의 승리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정몽준 캠프에 합류했다. 이른바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사태'다. 노 후보가 단일화에서 이긴 뒤 정 후보가 지지를 철회하는 파장이 이어졌고, 김 대표는 친노 진영의 반감 속에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연이은 낙선으로 정계와 거리를 두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김 대표는 2016년 민주연구원장으로 복귀했다. 추미애 대표의 발탁 덕분이었다. 그 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에 당선돼 18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왔다. 서울대 사회학과 10년 선배인 이해찬 당시 대표의 배려가 컸음은 물론이다.


이후로는 승승장구했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친명계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정책위의장과 수석최고위원,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약 1년간 내각을 이끌어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했지만 선호투표 끝에 54.08%로 정청래 후보(45.92%)를 꺾었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계가 선출직 5석 중 3석을 가져갔다. 지역 기반과 독자적인 강성 지지층이 약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닌 이유다.



◇ 취약한 독자 기반 흔들


신천지 논란은 이 취약점에서 불거졌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거론하며 경쟁 진영을 겨냥했다. 당선 뒤 박선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지난달에는 조직적 입당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애초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핸들을 틀었다. 김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비밀 연합 증거를 못 찾았다. 피해 본 분들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 속에 더 이상의 갈등은 막아야 한다는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확산했다. 정 전 대표는 “결과적으로 당원과 정청래는 무죄, 김민석은 유죄"라며 “책임질 일 저지른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정당법 제52조(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조사를 주장했다. 친청 커뮤니티인 '딴지' 게시판에서는 김 대표 사퇴 요구 글이 빗발쳤다.


앞서 통일교 정치 개입 논란으로 타격을 입었던 국민의힘은 김 대표를 겨냥해 사퇴를 요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거짓이면 허위사실 유포 책임을, 사실이면 범죄 은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어느 쪽이든 정계 은퇴가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4일 김 대표를 정당법 위반과 직권남용,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김 대표는 5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 07'에 출연해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불편한 마음이 크다"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러면서 “전면 공개 방식으로 갔다 하더라도 내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또는 더 큰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천지 개입설 여부' 논쟁 계속될 듯


그는 친청계의 책임론 주장에 대해 “신천지 문제에 대한 당내 우려를 제도적으로 극복해 가는 과정과 별개로 '내용이나 근거 없는 것을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에 대한 책임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정리해 갈 수 있다고 본다"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100일 안에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잇단 악재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현장 소통과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왔으나, 당내 권력 다툼이 부상하면서 민생 중심의 운영 구상도 타격을 받게 됐다.


현재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과 합당론이 부상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최근 합당 시점으로 내년 1월을 제시했다. 당 대 당 통합 성격으로 새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김 대표의 조기 낙마도 예상된다.


2002년에는 정치적 선택이, 이번에는 경선에서 던진 의혹이 지지기반을 흔들었다. 그 후폭풍이 지도력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당대표 자리는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만으로 지키기 어렵다. 경쟁 계파의 협조와 당원들의 신뢰, 당내 갈등을 조정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민석 대표가 여러 가지 생각이 있겠으나 사실상 정치 구도상으로는 여러 번 밀리면 계속 밀린다. 당내 헤게모니 싸움은 줄다리기 같은 것"이라며 “줄다리기는 한두 뼘은 왔다갔다 할 수 있는데 한 발자국 물러나게 되면 다시 끄집어오기 힘들다"며 김 대표의 '고난의 행군'을 예상했다.


민주당은 6일부터 일주일간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의 관련 의혹 조사 결과를 소속 의원과 지역위원장을 상대로 개별 공개하기로 했다. 열람된 내용을 놓고 '신천지 개입설 여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해 온 김 대표가 이번에도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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