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상담 652건 분석…정신건강 고민 54.8%, 불안 51.5%·우울 42.9%
취업준비생 60% 불안 호소…상담 5명 중 1명꼴 자기 비난 표현
고위험 상담 연간 1~2건서 올해 5건으로…AI 상담 한계·전문기관 연계 중요성 부각
▲마음상담소 표지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경기도 청년들의 취업과 인간관계 고민이 불안과 우울 등 마음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상황보다 불안·우울 등 정서적 어려움을 먼저 호소하거나 스스로를 탓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은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청년 마음상담소'에 접수된 만 19~39세 청년 상담 신청 652건을 분석하고 상담사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경기청년 마음상담소는 청년들이 취업·진로, 직장생활, 가족관계 등 다양한 고민을 경기청년포털에 글로 남기면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청년정책이나 전문기관을 연계하는 서비스다.
분석 결과 상담 청년의 54.8%가 고민 유형으로 정신건강을 선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취업(29.3%), 인간관계(26.5%), 진로(25.3%), 연애·결혼(17.9%), 가족관계(15.3%) 순이었다.
대부분 취업이나 인간관계 등의 고민과 정신건강 문제를 함께 선택했으며, 정신건강만 단독으로 선택한 경우는 4.8%에 그쳤다. 현재 느끼는 마음 상태는 불안(51.5%), 우울(42.9%), 막막함(42.3%) 순으로 조사됐다.
상담사들은 지난해에는 '취업이 안 된다', '관계가 힘들다' 등 구체적인 상황을 먼저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불안하다', '우울하다'처럼 자신의 정서 상태를 먼저 이야기하는 청년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의 상황별 심리적 어려움도 다르게 나타났다. 취업 준비생은 10명 중 6명(60%)이 불안을 호소했으며, 직장인도 절반 가까이가 불안(48.2%)과 우울(47.7%)을 경험했다. 현재 쉬고 있는 청년들은 막막함(49.1%)과 무기력(43.5%)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실제 상담 사례에서는 장기간 취업을 준비한 청년이 면접 연락만 받아도 복통과 손 떨림을 겪어 면접을 포기한 경우가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 체불을 경험하거나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으로 퇴사와 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직장인 사례도 확인됐다.
상담사들은 올해 상담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자책'을 꼽았다. '자책', '내 잘못', '예민', '버티지 못함' 등 자기 비난과 관련된 표현이 포함된 상담은 전체의 21.9%에 달했다.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고 싶다는 고위험 사연도 접수됐다. 부모에 대한 극심한 분노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내는 사람이나 상담사를 해치고 싶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사례는 2021년 서비스 시작 이후 연간 1~2건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건으로 늘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먼저 고민을 털어놓은 뒤 사람 상담사를 찾는 사례도 나타났다. AI의 비슷한 답변이 반복되는 데 한계를 느껴 전문 상담을 신청한 것이다. 상담사들은 AI가 청년들의 첫 상담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잘못된 자가 진단이나 치료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문 상담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기관 연계는 총 18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40건(74.5%)이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경기청년마인드케어 등 정신건강 관련 기관이었다. 이 밖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임금 체불 등 제도적 보호가 필요한 사례에는 노동권익센터 등 관련 기관을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