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하루 평균 사용액도 증가세
▲(출처=한국은행) |
[에너지경제신문 이나영 기자] 체크카드가 1억1536만장을 돌파하며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카드사들의 역마진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체크카드의 발급장수는 1억1536만장으로 신용카드 발급장수(9310만장)을 뛰어넘었다. 국민 한 사람당 체크카드는 2.3장, 신용카드는 1.8장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사용액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체크카드의 하루 평균 사용액은 3677억원으로 전년(18.4%)에 이어 높은 증가세(17.9%)를 나타냈다. 이는 체크카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커지고 부가서비스도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체크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2014년 최대 40%에서 2015년 최대 50%로 확대됐고, 신용카드와 유사한 혜택을 제공하는 체크카드들이 대거 출시된 데 이어 최근에도 다양한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체크카드가 대세로 떠올라도 인기를 끌어도 카드사들은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입장이다.
부가서비스가 탑재돼 있어 비용이 발생하지만 연회비가 없고 가맹점 수수료도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보다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의 수익과 연결되는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도 없다.
A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카드사의 전체 수익에서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라며 "체크카드는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B카드사 관계자도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가 출시되면서 체크카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는 줄어들고 부가서비스는 증가해 카드사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C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상품 판매는 당장에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향후 고객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체크카드 고객이 신용카드 고객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급속도로 성장하던 체크카드가 성장한계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에 의한 이용증대 효과가 사실상 한계에 직면했고 전업 카드사 뿐 아니라 증권사 등 다른 업종에서도 체크카드 발급이 허용되면서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정훈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체크카드 시장의 성장과 최근 동향’ 보고서를 통해 "2007년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돼 수익은 감소하고 있지만 부가서비스 등 관련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대부분의 체크카드 상품 수익성이 마이너스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기준이 지나치게 자주 변경되고 내용 자체가 복잡해 소비자 입장에서 제도의 정확한 숙지가 어려운 것이 문제"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