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두산 전문가 北 백두산 연구 평가 빈발 이례적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가를 덮친 흙더미를 파헤치며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대 모습.
이윤수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 “마그마 존재 화산 폭발 가능성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기자] “백두산 아래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것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백두산을 둘러싼 지층 하부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내용은 북한 연구진과 함께 지난 15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제임스 해먼드 교수가 밝힌 백두산 연구 결과 발표가 단초가 됐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책임연구원은 “화산을 일으키는 것은 마그마인 만큼 화산 아래 마그마 존재 여부를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북한과 영국 등 공동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북한 쪽 백두산 아래 마그마의 존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하와이 화산처럼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마그마와는 달리 백두산 천지 아래에는 점성이 수십 만 배나 높은 조면유문암질 마그마가 분포하고 있다”면서 “현재 백두산이 화산징후가 멈춘 것처럼 보일지라도 언제라도 화산이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일본 규슈에 이어 16일에는 구마모토 현을 연이어 강타한 지진과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하루 사이로 일어나면서 마그마에 의한 ‘불의 고리’가 위험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환태평양 지진대는 세계 지진의 절대 다수가 일어날 정도로 지진이 잦은 곳이지만 올해 들어 평균을 훨씬 웃도는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잇따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북한의 잇따른 지하 핵실험 역시 지진이나 화산 폭발에 미칠 파급 영향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지하 핵실험 당시 엄청난 폭발에 의한 충격파장은 백두산 마그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 폭발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견해를 올해 2월 제시한바 있는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내용은 아니나 다만 북한 쪽에서 결과를 낸 것이 처음”이라는데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백두산 아래 액체 상태의 마그마가 있다는 것은 백두산이 죽은 화산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만큼 특히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백두산 연구자들은 북한이 발표한 마그마 연구 결과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윤성효 교수는 “지난해 8월에 중국에서 열린 백두산 연구 포럼에서 신진학자인 제임스 해먼드 교수가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면서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4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는 이중 하나의 위치를 한번 더 확인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 방법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최소한의 연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화산을 연구할 때 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화산체 주변에 지진계를 여러 개 깔아놓고 살피는 것인데 북한 역시 이번 연구에서 이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지진계 데이터 외에 지표 GPS나 경사계, 화산가스 자료 등이 보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