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닛산 불매운동 소송 ‘모르쇠’…비판 확산

김양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5.15 01:51

딜러사 에쓰비모터스 동호회 운영자에 '갑질'… '기업윤리 실종'


에쓰비모터스가 불매운동을 벌인 소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한국닛산의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한국닛산은 소송을 제기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팔짱만 끼고 있다. 에쓰비모터스는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던 영남제분(현 한탑) 자회사다. SNS(사회관계서비스망)을 타고 한국닛산의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한국닛산의 부산지역 딜러사인 에쓰비모터스 관계자는 "현재 불매운동을 벌이려고 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관할 경찰서에 문의한 결과 실제 해당 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인 에쓰비모터스는 특정인이 게재한 글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는 현재 유명 포털사이트 내에서 닛산 관련 카페 운영을 하고 있는 장모씨(48세)다. 장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제기한 것이 왜 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소비자 권리를 억누를수록 해당 기업은 물론 수입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닛산의 이미지만 되레 악화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카페 내 회원을 대상으로 한탑의 계열사인 에쓰비모터스가 운영 중인 부산 닛산-인피니티 전시장 및 센터에 대한 불매운동 설문조사를 3월10일 벌였다. 총 335명이 참가한 조사에서 88.06%(295명)의 동의를 얻어 같은 달 26일 불매운동을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이후 보름 가량 지난 4월14일 한씨는 부산남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으로부터 에쓰비모터스가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그는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내 경찰서로 고소사건에 대한 이관 신청을 하고 고소장 확인 및 진술서 작성, 반박 자료 제출 등의 절차를 진행한 상태다.

에쓰비모터스는 본지가 수차례 연락했는데도 불통인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법을 잣대로 이른바 ‘갑질’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지은 참여연대 간사는 "현행법상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다고 해도 충분히 고소나 고발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윤리적 소비라는 말이 자주 언급될 만큼 기업의 윤리가 강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갑질이 횡행하는 데는 딜러사를 총괄하는 한국닛산의 책임이 크다. 딜러사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닛산은 해당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손창규 딜러개발부문 전무는 "사실무근"이라며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딜러 판권을 쥐고 있는 수입판매사로서 딜러사와 소비자 갈등을 수수방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손창규 전무는 "담당 부서와 확인한 뒤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작년에 차량을 골프채로 때려 부신 ‘골프채 사건’이 터지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딜러사는 차주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벤츠코리아가 직접 나서 딜러사와 차주를 중재하며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됐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판매사들이 딜러사들을 상대로 판매를 독려하는 워크숍 등은 진행하면서도 윤리적 책임 등에 대한 교육은 따로 실시하지 않는다"며 한국닛산의 무책임을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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