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들 대규모 집회 뒤 광화문으로 행진…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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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503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9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서울에서 한국노총 등은 19일 오후 1시 시청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노동탄압분쇄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등을 성토할 계획이다. 오후 2시부터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홍대입구역, 삼각지역,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각각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서울시민대행진이 예고됐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4시부터 사전 행사가 있고 6시부터 본행사가 시작된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새문안로와 종로 등을 거쳐 안국역, 경복궁역 교차로로 이르는 8경로로 도심 행진을 하게 된다.
경찰은 시민들이 내자동 교차로와 율곡로 남단 앞쪽까지만 행진하도록 조건 통보를 했다. 지난 12일 시민 일부가 불법 시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집회 주최 측은 19일 서울에만 50만명, 전국적으로는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집회에 다수 참석할 수도 있어 군중이 예상보다 늘어날 여지가 있다. 올해 고3 수험생 60만명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충격적으로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집회가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지율 5%, 지난주 100만 시위 등 국민적인 퇴진 요구에도 사실상 이를 거부하며 검찰의 거듭된 ‘주중 조사’ 요구 또한 묵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에 관한 수사를 부각하는 등 이른바 물타기 시도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 촛불집회 열기도 사그러들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여서 분노한 시민들 일부가 거칠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울러 보수·극우단체들까지 대규모 맞불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염려가 커지고 있다.
박사모, 한국자유총연맹, 박정희대통령정신문화선양회, 엄마부대, 박정희대통령육영수여사숭모회 등은 19일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고 교보문고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하야할 만한 죄가 밝혀진 게 없다며 편향된 좌파들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서울역 집회 뒤 행진 목표로 정한 교보문고 앞은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이 대거 운집하게 될 광화문광장 구역이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각지에서 출발한 촛불 시민 행렬이 서울역 인근을 지날 때 보수단체 회원들과 충돌할 수도 있다.